한국 독자기술 ‘누리호’ 우주 안착 성공했다(종합)
한국 독자기술 ‘누리호’ 우주 안착 성공했다(종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6.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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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급 위성 발사하는 능력 입증한 7번째 국가 ‘등극’
성능검증위성 7일째 큐브위성 분리… 기기 검증 수행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누리호(KSLV-Ⅱ)가 고도 700㎞ 궤도에 안착하며 한국 우주과학기술의 새 지평이 열렸다.

2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한 7번째 국가로서 다양한 우주 개발사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정각 하늘로 솟아올랐다.

누리호는 오후 4시2분께 1단을 분리하고 2단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오후 4시3분께 발사 위성 덮개(페어링)를 분리하고 고도 200㎞를 통과한 이후 정상 비행을 하며 4시13분께 3단 엔진이 정지되며 목표 궤도에 도달했다. 발사 약 42분 후 지상국과 성능검증위성의 위성 교신이 확인됐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외국의 발사체를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우주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사는 1차에서 실패 원인으로 분석된 ‘3단 엔진 조기 연소 문제’를 개선하고 ‘실제 위성’을 탑재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차이점이다.

지난해 10월 이뤄진 1차 발사에서는 누리호의 엔진이 예상보다 일찍 꺼지면서 질량 1.5t의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기술팀은 당시 엔진 조기 연소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 헬륨탱크 배관 변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헬륨탱크의 하부 고정부를 보강했다. 또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도 강화했다. 보완조치로 누리호의 질량은 9㎏ 늘어났다.

이번에는 180㎏의 성능검증위성과 4기의 큐브위성(기능이 간단한 초소형 위성) 등 총 5기의 실제 위성을 실으며 진일보한 기술력을 증명했다. 1차 발사에는 실제 기능이 없는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이 실렸다.

성능검증위성은 누리호의 운송 능력을 확인하는 임무를 담당한다.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 학생팀이 제작한 큐브 위성은 초소형 위성으로 간단한 임무를 수행한다.

성능검증위성은 궤도에 오른지 만 7일째 되는 날부터 큐브위성 분리 절차에 돌입한다. 큐브위성을 모두 분리한 성능검증위성은 국내에서 개발한 기기를 실제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누리호의 개발은 2010년 3월 시작됐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된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 규모의 발사체다. 12년 3개월 동안 25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과 약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누리호의 가장 핵심 부품은 75t급 액체 엔진으로 '발사체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1단에서 75t급 액체 엔진은 4개가 한데 묶여 1개의 300t급 엔진처럼 동시에 점화하며 2단에도 1개가 달려있다. 이 엔진 개발을 통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기술을 확보한 국가로 우뚝 서게 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누리호의 발사 성공을 공식 확인하며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발사 성공을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은 과학기술인, 산업체 관계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