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노조 고발 두고 사과 요구…사측 "사실무근"
JT친애저축은행 노사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에구치 조지 JT친애저축은행 대표는 자신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한 노동조합에 사과를 요구했다는 뒷말도 나온다. 사측은 이를 두고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JT친애저축은행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에구치 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3차 교섭에서 처음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임금협상이 아닌 노조가 자신을 고발한 사안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에구치 대표 고발은 3년 전 일이다. 지난 2018년 노조 설립 멤버인 A씨는 당시 부지회장인 B씨에게 특별 승진을 대가로 노조를 탈퇴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는 자체 조사를 통해 A씨의 노조 탈퇴 회유 행위를 두고 사측이 사주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노조는 2019년 1월 당시 수석부사장이었던 에구치 대표를 포함한 3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3명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에구치 대표는 이때 일을 두고 무혐의를 받았으니 자신을 무고한 노조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금융권에서 회사의 경영진이 임금협상 자리에서 노조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과거의 일을 꺼내 들며 노조에게 사과를 요구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굳이 임금협상 자리에서 사과를 요구한 것은 협상 주도권을 갖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에구치 대표는 JT친애저축은행의 모회사인 J트러스트의 핵심 인사다. 1967년생인 그는 J트러스트가 JT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한 2012년부터 심사본부장과 영업본부장, 경영본부장, 수석부사장 등 요직을 지내며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JT친애저축은행이 넥서스뱅크에 매각된 2020년 J트러스트 대표와 넥서스뱅크 대표로 자리를 옮겼지만, 이 기간 동안에도 기타비상무이사로서 JT친애저축은행에 적을 두고 경영에 관여해왔다. 에구치 대표는 올해 JT친애저축은행이 다시 J트러스트의 계열사로 돌아오자 4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현재 JT친애저축은행은 에구치 조지, 박윤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측은 에구치 대표의 논란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에구치 대표는 1, 2차 교섭을 코로나19 관련된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며 “사실상 상견례 자리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의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에구치 대표의 일이 아니더라도 JT친애저축은행 노사 간 갈등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2015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매년 임금과 직원 복지, 대우 등의 사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노조는 업계 평균보다 30% 낮은 수준의 임금 체계를 정상화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이어왔다.
이를 사측이 계속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2016년 3월에는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노사는 최근 격려금 지급과 관련해 사측이 직원을 대상으로 확약서를 받는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향후 교섭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노조를 함께 나아가야 할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으며 원활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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