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혼자만의 노력으로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기자수첩] 혼자만의 노력으로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06.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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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적으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미시적으로는 현재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카페에서도 다회용기로 주문을 넣곤 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는 여전히 테이크아웃이 아님에도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모습들을 볼때마다 “나 혼자 오지랖 떤다고 지구가 건강해 질수 있으려나”하는 생각이 밀려들곤 한다.

얼마 전 지인과 우연히 카페를 찾았다가 다회용기 사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다회용기 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지인은 “카페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일 때마다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는 일에 혼자 외롭게 싸우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인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그나마 환경문제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던 찰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일상적으로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며 혀를 클클 찼다. 매일같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일회용기와 일회용 마스크들을 볼 때마다 혼자 괜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괴감마저 밀려든다고.

이웃 아주머니는 아파트 분리수거 날에 재활용품 배출을 위해 라벨을 제거하고, 이물질이 묻은 것은 세척해 배출하는 자신과 달리 덕지덕지 붙어있는 개인정보가 담긴 라벨지, 테이프 자국 등을 그대로 남긴 채 배출된 재활용품을 볼 때마다 자신이 독특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혼자만의 굳은 신념으로 과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을 덧붙인 그분의 뒷모습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구환경을 위한 개개인의 활동들은 참으로 소중하다. 혼자만의 실천들이 모아져 목소리가 커지면 시민단체 등에서도 그들을 돌아봐 줄 수 있고, 사회적경제기업 및 정부로 그 목소리가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 바닷가에 버려진 오염물질로 인해 바다거북이가 폐사한 사례가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온 적이 있었다. 먹이를 찾아 헤매던 바다거북이는 바다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을 삼키게 됐고, 쓰레기들이 바다거북이의 몸속에서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킨 나머지 그만 생명을 잃게 된 것이다. 뱃속에는 각종 플라스틱 더미들(샴푸통, 빨대, 일회용 컵 등)이 가득히 들어 있었다.

일회용기를 완벽하게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하더라도 줄이려는 노력, 또 기업에서도 이윤만큼 환경을 생각하는 자세를 갖추고 자연분해(생분해)가 가능한 재료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려는 노력 등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 혼자만의 작은 노력들이 사장되지 않기를… 하지만 어떤 것이든 변화를 위한 노력은 각 개개인의 노력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