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루나 사태에 움츠린 웹3.0
[기자수첩] 루나 사태에 움츠린 웹3.0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2.06.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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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산 가상자산인 ‘루나·테라(UST)’의 가치가 99% 폭락했다. 루나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 DeFi(디파이·탈중앙화 금융), P&E(플레이 앤 언),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등의 기술이 집약된 웹3.0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외신은 웹3.0 시장 자체를 '집단적 테라노스'와 같다고 혹평했다.

테라노스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를 중퇴한 엘리자베스 홈즈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홈즈는 몇 방울의 혈액으로 약 260개의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약 1조원 달하는 투자금을 조달하는 등 전 세계로부터 주목받았다. 하지만 해당 기술이 근거 없는 사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업계와 투자자들은 막심한 손해와 함께 큰 충격을 받았다.

현재 웹3.0을 향한 불신 가득한 시선이 많아졌다. 신기술인 거처럼 포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비롯해 루나·테라나 테라노스처럼 몰락의 길을 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지금껏 웹3.0이 없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었다는 이유로 시장에 거품만 키운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웹3.0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포함해 방대한 IT기술이 융합된 웹 서비스로 시간이 갈수록 쓰임새가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초기 인터넷인 웹1.0은 신문이나 방송처럼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읽었다면 웹2.0은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등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금의 인터넷 환경이다. 웹3.0은 콘텐츠 소유권이 보장되고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는 탈중앙화된 서비스 방식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기사는 신문을 통해 읽고 TV와 라디오로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는 데 인터넷을 써야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5G(5세대 이동통신) 같은 통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등장 OTT(실시간 동영상 서비스) 등 콘텐츠 서비스의 개선들이 상호작용을 해나가며 현재 기술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웹3.0도 이전 인터넷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을 포함해 방대한 IT기술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NFT를 발행하거나 디파이를 서비스하고 P&E 게임을 출시하며 웹 3.0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위메이드가 P&E 게임 '미르4 글로벌' 출시로 해당 분야에 빠르게 진출했다.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3.0 구축과 스테이블코인 위믹스 달러 도입, DAO와 결합된 NFT 서비스 나일(NILE), 디파이 서비스를 출시해 웹3.0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의 웹3.0을 향한 냉랭한 분위기를 진정하기 위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와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신뢰를 주는 데 열심이다.

새로운 산업은 불확실성과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태동한다. 웹3.0 분야가 지금은 신기루처럼 보인다해도 커다란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한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