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줄었지만…가계부채, 주요국 중 GDP 대비 1위
가계대출 줄었지만…가계부채, 주요국 중 GDP 대비 1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6.0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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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104.3% 전년比 0.7%p↓…기업부채도 상위권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신아일보DB)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신아일보DB)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다소 줄었지만 가계부채는 글로벌 주요 국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 등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경우 조사 대상 국가 중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도는 유일한 나라로 집계됐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대비 0.7%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하락 폭은 영국과 미국, 일본, 유로지역 등과 비교해 월등히 낮았다.

경제 규모를 고려한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 증가 속도 등도 상위권으로 조사됐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비율은 116.8%다.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의 뒤를 이었다.

특히 우리 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5.5%p 상승하면서 베트남(10.9%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반대로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44.6%로 25위에, 1년간 정부 부채비율 증가 속도(-1.2%p) 는 15위에 각각 자리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이 248.7% 조사됐으며, 부채 증가 속도는 레바논과 태국이 각각 15.6%p, 6.3%p로 1~2위를 차지했다.

IIF는 보고서를 통해 “GDP 대비 글로벌 부채 비율은 약 348%로 지난해 1분기 정점보다 15%p 정도 하락했고 특히 EU 국가들에서 큰 개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국과 베트남, 태국은 자국 기준으로 최대 증가 기록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금융당국도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를 변경해 대출 규제를 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약 1조3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에서 5개월째 증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감소 폭은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취임사를 통해 “부채의 지속적 확대가 붕괴로 이어지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과거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은은 부채 연착륙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