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 당분간 없을 듯…대응 시간 벌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역사상 가장 낮은 0.5%의 기준금리를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유지했다. 이후 지난해 8월,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0.25%p씩 모두 1.25%p를 올려왔다.
이번 발표로 기준금리는 2019년 6월 이후 약 3년 만에 1.75%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강력한 긴축을 외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5월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들은 5월 금리 인상에 이어 6월과 7월 두 번 더 빅스텝(0.5%p씩의 인상)을 단행하는 게 적합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단 자이언트스텝(0.75%p의 대폭 인상)까지는 당분간 필요 없다는 것이지만, 회의록에서는 리스크 변동 등에 따라서 금리 관리 상황에 변화를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열린 결말을 내놨다.
한국은행으로선 대단히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 앞으로 경기 전망은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올려 잡겠다는 수정발표를 내놨다. 아울러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는 2.7%까지 낮췄다.
당초 논의되던 3% 성장률 전망을 하회하는 상황에 고물가 국면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인플레이션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 심리를 다잡는 것이 통화정책의 급선무가 된 셈이다. 외환시장 상황도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금통위의 금리 인상 결정을 재촉한다는 풀이가 나온다. 강달러 상황에 대처해 기준금리의 소폭 인상은 불가피했다. 자이언트스텝이 없는 당분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이번 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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