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1발·SRBM 2발 '섞어 발사'… 한미일 겨냥 능력 과시한 듯
尹, 첫 NSC 주재 "국제사회 대북제재 철저 이행"… 정부, 규탄 성명도
북한이 25일 오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발사체 3발을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확장억제 실질적 조치 이행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6시 37분, 6시 42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잇따라 발사했다.
우리 군은 4시간 반 뒤인 오전 10시20분 한·미 연합으로 지대지 미사일을 실사격 강경 대응에 나섰다.
북한의 첫 번째 발사체는 ICBM 추정 탄도미사일로, 비행거리는 약 360km, 고도는 약 540km다.
두 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며, 고도 약 20km에서 소실되면서 발사 시험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 번째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SRBM로 추정되며, 비행거리는 약 760km, 고도는 약 60km로 탐지됐다.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과 한국과 일본을 사정권에 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섞어 발사한 것이다.
특히 이번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귀국길에 오른 직후 이뤄졌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 일본을 겨냥해 '핵 선제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대통령실도 이번 북한의 도발이 바이든 대통령의 본국 귀환 전에 이뤄진 것에 주목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대통령 귀국 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북한에서 보내는 신호나 메시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지난 도발(12일) 때와 달리 NSC를 소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35부부터 8시38분까지 1시간3분 동안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과 대비 태세를 보고 받았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며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또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각 부처에 관련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의 일상생활과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을 별도로 발표했다.
NSC 회의를 거쳐 정부의 공식 성명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판단이었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이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이라고 비판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청사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함께 정부는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에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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