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투자 확대' 현대차그룹, 미국 앨라배마 넘어 '서배너 효과' 기대
'국내·외 투자 확대' 현대차그룹, 미국 앨라배마 넘어 '서배너 효과' 기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5.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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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국내 63조·미국 13조 투입
해외 공장 가동 후 한국 산업 성장 가속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외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며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Savannah)에 건립될 전기차 전용 공장이 ‘앨라배마 효과’를 넘어 ‘서배너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대응에 부심하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 해외 진출과 글로벌 판매 확대 등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최근 서배너에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세우는 등 미국에서 전기차,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오는 2025년까지 총 105억달러(13조30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가 모두 성장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 효과’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이날 국내에서 오는 2025년까지 6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앨라배마 공장 효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서배너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전인 지난 2004년 기준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전 세계 점유율은 5.1%였다. 공장 가동 이후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9%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을 필두로 전기차 톱티어(Top-Tier)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 12%를 목표로 한다.

점유율 12%는 앨라배마 가동 전후 글로벌 성장 폭 보다 큰 성장이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 전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 폭 3%포인트(p)였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목표를 고려할 때 전기차 전용공장 가동 전후의 성장 예상치는 7%p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성장 예상은 국내 전기차 생산과 글로벌 수출 확대, 부품사들의 전동화 전환을 촉진할 전망이다.

앨라배마 효과는 이러한 전망을 증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미국 내 연간 70만대에서 지난해 150만대를 판매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이끌어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도 늘었다. 같은 기간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52.4% 증가했다. 특히 중소 부품사들도 해외시장 개척의 길을 열었다. 국내 부품 대미 수출액은 488.3% 늘었다.

국내 완성차·부품 수출 증가세는 미국 시장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4년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 국내에서 302만대를 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12.1% 늘었다. 완성차 수출액도 같은 기간 203억6000만달러에서 363억8000만달러로 79% 증가했다.

해외공장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우려와 달리 현대차·기아 직원 수는 지난 2004년 8만5470명에서 지난해 10만7483명으로 26% 확대됐다.

해외공장 생산 차량을 포함해 전 세계에 판매되는 제품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국내에 집중되고 미래 기술 개발을 강화하며 R&D 인력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은 지난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해외공장들은 국내 부품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했다. 지난 2004년 국내 부품의 수출액은 60억17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7억7600만달러로 4배가량 확대됐다.

또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협력업체 평균 매출액은 지난 2004년 979억원에서 2020년 3196억원으로 3.3배, 자산 규모는 702억원에서 2612억원으로 3.7배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생산과 글로벌 수출 확대, 부품사들의 전동화 전환이 촉진되면서 국내 투자와 고용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