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채널과 협업, 이용자 불편 해소…시너지 기대
시중은행들은 비대면·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 접근성 높은 유통채널과의 협업에 나서고 있다. 유통 매장 안에 자동화기기를 갖춘 무인점포를 설치해 영업점 감축에 따른 금융 접근성 하락을 상쇄하겠다는 복안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주요 유통업체와 협업을 통해 일명 ‘편의점·슈퍼마켓 은행’으로 확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마트, 신한은행은 GS리테일, 하나은행은 BGF리테일과 각각 손을 잡았다.
은행들이 유통업계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시기는 2010년 중후반대부터다. 당시 은행권은 점포 축소 등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었다. 이로 인해 금융소외계층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은행들은 대응책으로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춰 접근성이 뛰어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비치된 편의점 등에 주목해 협력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편의점 ATM 이용 시 수수료 부분 등에서 은행 자동화기기와 같은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그쳤다. 이후 기술이 발전해 스마트텔러머신(STM) 등 고도화된 디지털기기가 등장하면서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특화점포 확대에 나섰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편의점·슈퍼마켓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충북 청주 분평동 이마트24 편의점에 새 지점을 냈고, 앞서 이달 2일에는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내에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에 점포를 개설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정선 고한읍에 있는 GS25 편의점에 무인점포를 설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울 광진구 화양점 GS더프레시에 슈퍼마켓 점포를 열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0월 문을 연 서울 마포구 CU마천파크점과 이달 새로 생긴 경기 안양시 CU비산자이점을 두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DGB대구은행이 세븐일레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 상반기 내 편의점 은행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들이 편의점 점포를 부르는 명칭은 제각각이지만 형태는 대동소이하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대신에 고성능 STM을 뒀다. 여기서는 기존 ATM처럼 현금·수표 입출금은 물론 체크카드·보안카드·일회용비밀번호(OTP)카드 발급, 입출금 통장 개설과 예·적금 신규 등 일반 점포 창구 수준의 업무 처리를 할 수 있다. 필요시 직원과의 화상상담도 가능하다.
이들 점포의 강점은 높은 접근성은 물론이고 은행 영업시간이 끝나도 이용할 수 있어 기존 점포의 불편함까지 일부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은행 이색점포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우정사업본부와 우체국을 통해서도 시중은행의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특수 점포를 늘려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뛰어난 유통채널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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