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공장 제2 '앨라배마 효과' 기대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공장 제2 '앨라배마 효과' 기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5.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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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사 미국 전체 수출액 진출 이전대비 6배 성장
현대차·기아 국내 생산 12%·수출 79%·고용 26% 증가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부지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부지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21일 발표한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통해 국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한다. 미국 공장 신설이 국내 고용, 생산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증대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은 국내 완성차, 부품업체가 모두 성장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앨라배마 공장 건설, 국내 중소업체 미국 진출 길 열어

현대차그룹의 미국 첫 생산 거점인 앨라배마공장은 관세 등 유·무형 장벽의 실질적 해소와 함께 미국 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이끌며 현지 판매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국내 완성차 수출액도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해외 생산 거점 구축 이전인 지난 2004년 91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40억달러로 52%나 늘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등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미국 시장 내 선전에 힘입은 결과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이 ‘투싼’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직원이 ‘투싼’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은 앨라배마 공장 건설로 미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 현재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와 함께 현지 글로벌 메이커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도어트림을 공급하는 한일이화는 지난해 현지 공장을 통해 2812억원, 헤드라이너와 인슐레이터를 생산하는 대한솔루션은 4699억원의 매출액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부품사들의 미국 전체 수출액도 지난 2004년 11억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억1200만달러로 6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은 국내 설비업체 매출액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공장의 뼈대인 생산설비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공급받는다. 구체적으로 차체 프레스부터 컨베이어, 용접 로봇, 차체 조립·운반 관련 주요 설비들뿐만 아니라 프레스에 장착되는 차체 금형도 국내에서 조달된다.

◇현대차·기아 해외 거점, 국내 생산·수출·고용 증대

현대차그룹 해외 공장들이 글로벌 판매 증가를 이끌며 국내 공장의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해외 생산에 대한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와 달리 오히려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과 수출액, 고용을 증가시켰다.

현대차·기아 국내 생산은 지난 2004년 269만대에서 지난해 302만대로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03억6000만달러에서 363억8000만달러로 79% 늘었다.

국내 고용도 탄력을 받았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 직원 수는 8만5470명에서 10만7483명으로 26%(2만2000명) 증가했다. 현대차 국내 연구·개발(R&D) 연구직 인원도 지난 2007년 5931명에서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직원이 엔진 부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직원이 엔진 부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국산 부품의 해외 수출 증가와 부품 협력업체의 글로벌화도 이뤄졌다.

국내 자동차 부품의 해외 수출액은 지난 2004년 60억1700만달러에서 지난해 4배가량 증가한 227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협력업체 평균 매출액은 지난 2004년 979억원에서 2020년 3196억원으로 3.3배, 자산규모는 702억원에서 2612억원으로 3.7배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미 투자는 미국 정부의 고강도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