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원자잿값·금리…건설사 자금 부담·사업 위험 확대
높아지는 원자잿값·금리…건설사 자금 부담·사업 위험 확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5.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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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주택 공급자 자재수급 전망, 9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뚝
'자재 부족 현실화·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앞으로가 더 걱정
경기도 파주시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파주시 한 공사 현장. (사진=신아일보DB)

건설업계가 원자잿값 급등과 계속되는 금리 인상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자재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달 주택 공급자 자재수급지수 전망치가 9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일 정도로 수급 상황도 불안하다. 게다가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커 사업 자금 조달 여건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건설사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5개 건설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하고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4개 사가 1년 전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대형 건설사 영업이익 악화는 원자잿값 급등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시평 상위 5개 사의 1분기 평균 철근 톤 단위 매입가는 39.4% 뛰었다. 시멘트(톤)와 레미콘(㎥) 평균 매입가도 1년 전보다 각각 17.1%와 4.9%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중소형 건설사에 더 큰 위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연구위원은 "아직 1분기라 확실히 규정하긴 어렵지만 아무래도 작년 하반기부터 자잿값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본다"며 "대형사보다는 중견사의 비용 관리에 있어 리스크가 커졌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주택 공급자들이 판단하는 자재 수급 상황 전망도 9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17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이 발표한 이달 자재수급지수 전망치는 56.1로 201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산연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량 축소와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절대적인 공급 부족과 급격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보유 자재를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다른 현장에서 쓰고 남은 물량을 활용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단기간은 어느 정도 준비해놓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계속해서 오르는 금리도 건설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연 0.50%던 한국 기준금리는 6개월간 네 차례 인상을 통해 연 1.5%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에 발맞춰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 방침을 예고한 만큼 한국 기준금리와 시중금리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사업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대출금리 상승은 주택 구매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키워 주택사업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빈재익 건산연 연구위원은 "개발사업의 경우 시공사가 직·간접적으로 재무적 부담을 지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면 사업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인해 수요 측면도 많이 감소할 경우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사업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