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마세요'…은행 방문객 '엉덩이' 가벼워진다
'기다리지 마세요'…은행 방문객 '엉덩이' 가벼워진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5.1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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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편의서비스 '봇물'…직원 업무처리 효율도 제고
(사진=신아일보)
(사진=신아일보)

시중은행 영업점 방문객의 엉덩이가 가벼워지고 있다. 주요 은행은 이용자의 대기시간과 업무처리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번호표를 뽑고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복잡한 준비서류를 예약시간 전에 미리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은행으로선 직원의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해 근무 효율도 제고할 수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의 대중화로 은행 영업점에 방문할 일은 점차 줄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제출해야 할 관련 서류가 많고 절차가 복잡한 업무로 인해 지점 창구를 찾아야 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또 한 지점당 은행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업무량에는 한계가 있다.

이용자가 가장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은행원도 교대로 식사하러 가는 통에 일부 창구가 비게 돼 업무가 더욱 더뎌진다. 이 같은 환경 탓에 은행 영업점은 소비자들에게 ‘휴가 써서 가야 할 곳’ 등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은 이를 인식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나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을 통해 각 영업점의 대기인원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사전 방문 예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대기시간 단축 움직임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소비자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려는 목적이 최우선이었고, 한편으로는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방문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감염 위험을 낮추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은행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방문객은 공통적으로 원하는 영업점과 방문 시간을 선택해 예금·개인대출·환전·해외송금·연금·전자금융 등록 등의 업무를 예약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예약뿐만 아니라, 지점에 방문한 소비자가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작성할 수 있는 지원책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4대 은행이 모두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영업점 대기인원 현황과 방문 예약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여기서 한 발 나아가 네이버 등 접근성이 높은 인터넷포털과 제휴해 영업점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미리작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방문자가 대기시간 동안 처리하려는 업무 정보를 객장에 설치된 태블릿PC나 본인 스마트폰 통해 미리 작성하는 방식이다. 

이후 본인차례 시 미리 작성한 내용이 창구에 자동 반영돼 신속한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버전을 개선하고 이용대상을 개인사업자까지 확대하는 등 편의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하나은행도 같은 맥락의 ‘스마트창구 플러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영업점도 있다. 신한은행의 서울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가 대표적이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특수성을 감안해 모든 상담 업무를 예약제로만 운영해 신속한 업무처리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전 방문 예약과 서류작성 서비스 도입으로 소비자가 어떤 업무 목적으로 방문하는지 미리 알 수 있어 관련된 준비와 처리를 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