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도 자동화 물결…금리산출·여신심사까지 확대
은행권도 자동화 물결…금리산출·여신심사까지 확대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5.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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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반복 작업 RPA 확산…시간·비용 절감 극대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은 업무 전반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하고 이를 고도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RPA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사람을 대신해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 처리하는 기술이다. 기업 재무제표 분석 후 수치를 옮겨 적는 등 단순하지만 반복적인 업무 처리에 효과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7년 처음으로 RPA를 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PA 고도화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은 2019년 주 52시간 도입으로 본격화했다. 직원들의 근무 시간이 단축되자 밤늦게까지 처리해야 했던 대출 점검 등을 RPA로 대체했다.

은행들은 지난 수년간 RPA 효율성을 확인했고, 현재는 단순·반복 작업에만 적용했던 RPA의 처리 가능 영역을 금리산출과 거래 확인, 여신심사, 자금세탁방지 등 업무 전반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들어 RPA를 240개 업무에 적용해 자동화했다. 이중 영업점 적용 업무는 61개다. 업무 중에 행원이 의뢰하지 않아도 특정 조건하에 자동으로 수행하는 업무만 36개다.

또 업무 자동화 소프트웨어인 ‘RPA퍼스널봇’을 통해 직원 스스로 RPA를 발굴,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퍼스널봇 개발 경진대회를 열어 직원들의 업무 자동화 개발을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70여개의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개발해 전국 800여 영업점에 적용했다. 직원들이 부르기 쉽게 ‘알파봇(RPA bot)’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프로그램은 신한은행 직업용 챗봇 ‘A.I몰리’에도 함께 구현돼 외근 중에도 사무실 밖에서도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2019년 RPA를 도입한 이래 두 번에 걸쳐 총 59개 업무에 적용하고 지난 3월 소비자 상담용 RPA인 ‘상담 도우미’의 기능을 확장했다. 이 프로그램은 영업점 직원이 소비자를 상담하면서 필요한 부동산 등기부등본 출력과 같이 단순·반복적인 각종 업무를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하나금융도 포스코ICT의 RPA솔루션을 공급받으며 성능과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RPA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업무처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우리은행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RPA를 운영한 결과 기회비용 108억원과 업무시간 13만 시간 등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RPA 도입으로 여력이 생긴 직원들이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 효과가 뛰어나다”며 “특히 일선 영업점에서는 소비자 대기 시간 단축 등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고도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