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천정부지…가정의 달 외식비 부담↑
외식물가 천정부지…가정의 달 외식비 부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5.05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외식물가 상승률 6.6%, 24년 만에 ‘최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가 24년 만에 가장 높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배달비 등 각종 비용이 상승하면서 가격을 올리는 외식업체들이 계속 늘어난 까닭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으로 외식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물가상승 체감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전월(6.6%)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갈비탕(12.1%)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생선회(10.9%), 김밥(9.7%) 등의 순이었다. 어린이날 단골 메뉴인 피자(9.1%), 짜장면(9.1%), 치킨(9.0%), 돈가스(7.1%) 등도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고기류의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소고기가 8.4%, 돼지갈비 7.9%, 삼겹살 6.8% 등으로 집계됐다.

39개 조사 대상 외식 품목 가운데 햄버거(-1.5%)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의 경우 주요 프랜차이즈의 할인 행사 영향에 일시적으로 물가가 내렸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0년 8월만 하더라도 0.6%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재료비 인상이 누적되고, 코로나19의 충격도 완화됨에 따라 수요도 점차 올랐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 등으로 국제 곡물·식용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외식 물가상승에 영향을 줬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밀·팜유 가격이 오르면 빵, 라면, 과자 등 식료품 가격이 오르고 이런 재료를 쓰는 외식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달비 인상도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배달 비중이 높은 매장은 배달비를 외식 가격에 포함해 조사한 결과, 치킨·피자·짜장면 등 배달 비중이 높은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외식 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인호 서울대 교수는 “수요와 공급 요인이 한꺼번에 외식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며 “외식 물가는 그야말로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여서 서민들에게 고통이 된다”고 짚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