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도덕·윤리적 문제없다" 자진 사퇴 일축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사퇴했다. 차기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 가운데 첫 낙마다.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벼르던 '한·호·철(한동훈·정호영·김인철)' 가운데 한 명인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향후 청문회 정국에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 교육안전시설원 건물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목된 지 20일 만이다.
그간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으로 대표되는 '아빠 찬스' 의혹을 비롯해 '프로골퍼 학점 특혜', '교육부 감사 무마' 등 갖은 의혹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낙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그가 '1호 박사 제자'의 논문을 일명 '방석집'이라 불리는 고급음식점에서 심사한 사실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의혹에 대해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내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날 믿고 중책을 맡겨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의 낙마에 큰 타격을 입은 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 후보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그에게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그에게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언급하며 "언제 자진사퇴할 계획인가"라고 노골적으로 물었다. 사퇴 압박에도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 후보자는 "그렇게 제기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내가 생각해서 그렇다"고 피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2일차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를 지명철회를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청문회가 끝나면 그 결과와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다만 자신을 향한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법부가 정한 규제 내에서 자기가 가진 걸 활용하겠다는 걸 막아야 한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이해충돌 의혹과는 거리가 있다고 철통방어를 펼쳤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아빠 찬스' 논란과 관련, 증인 불출석을 두고 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였다. 박재호 의원은 "오늘 (증인으로) 불출석한 지용석 KC&A 대표는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한 ENF테크놀로지의 대표를 맡고 있고, 이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 시 (아들이) KC&A에 취업했다"고 특혜 의혹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경우 10여 년간 부부 간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늦장 신고'를 한 것과 주택 구매 시 지분이 논란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절세를 의도로 한 분할이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세무에 지식이 없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