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석유제품 수출 증가율 11년 만에 '최고'
정유업계, 1분기 석유제품 수출 증가율 11년 만에 '최고'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4.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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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원 석유제품 수출…자동차 제치고 4위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로고. [이미지=각사]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로고. [이미지=각사]

국내 정유업계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1분기 기준 11년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KPA)는 올해 1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1억899만배럴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0% 증가해 11년 전인 2011년 1분기(25.6%)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은 120억300만달러(약 1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95.3% 늘어 1분기 증가율로는 2000년이후 22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1분기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에서 자동차를 제치고 4위를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이 같은 수출량, 수출액 증가는 글로벌 석유수요 확대와 국제유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국제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95.6달러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9% 상승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미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에너지기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 완화 등에 따라 이동수요·산업생산이 늘면서 글로벌 석유수요 회복이 꾸준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달 중순 발행한 월간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성장 등의 요인으로 올 해 일일석유수요는 1분기 9895만배럴, 2분기 9912만배럴, 3분기 1억106만배럴, 4분기 1억281만배럴로 갈수록 점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석유제품 수출 상위 5개국은 △호주(13.2%) △중국(12.7%) △싱가폴(12.6%) △일본(9.8%) △베트남(9.1%) 순으로 집계됐다.

호주가 수출국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2016년부터 6년 연속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6월 중순 이후 중국 정부의 경순환유(LCO) 수입소비세 부과 등으로 중국향 수출량은 59% 급감했다.

호주 수출량은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49%, 1분기 81%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BP와 엑슨모빌이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호주내 퀴나나, 알토나 정유공장을 폐쇄해 호주가 석유제품 수입양을 늘려야 했는데 국내 정유사가 여기에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이 수출국 5위에 올라섰다. 베트남은 지난 2월 최대 정유시설 ‘응히선’ 정유공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가동율을 25%포인트(p) 줄였다. 이에 따라 코로나 완화에 따른 수요회복 추세에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공급 부족사태가 발생했고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을 늘린 결과 수출량 증가율은 202%를 기록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 중 42%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휘발유(25%), 항공유(13%), 나프타(6%)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항공유는 지난 코로나 2년간 전 세계 여행객 감소로 석유제품 중 가장 크게 수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완화에 따른 이동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석유수급이 매우 타이트해진 상황이지만 국내 정유사는 세계 5위의 정제능력과 우수한 정제경쟁력을 보유한 석유강국”이라며 “앞으로도 정유업계는 국내 수급안정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 업계 수익성 개선과 국가수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