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한·국민 등 '실버 버튼' 기준 '훌쩍'…어려운 이미지 탈피
주요 시중은행들이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활용해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폭넓게 소비자와 마주칠 수 있는 채널이다. 이를 통해 기존에 은행이 가졌던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를 벗고 소비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은 유튜브에 공식 채널을 개설하고 주기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은행 유튜브 채널은 적게는 1만명부터 많게는 수십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유튜브에서 영향력 있는 채널의 기준이라는 ‘실버 버튼(구독자 10만명 이상)’ 조건을 달성한 지 오래다. 인기 전업 유튜버가 부럽지 않은 규모다.
유튜브 세계에서 ‘리딩뱅크’는 NH농협은행이다. 공식 채널 ‘NH튜브’는 이날 기준 구독자가 무려 56만7000명으로 국내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현재까지 557개의 동영상을 올려 총 조회수가 1억회에 달한다.
다음으로 신한은행이 35만3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불과 2년 전인 2020년 구독자가 10만명도 안 됐지만,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콘텐츠 제작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2년 새 채널이 급성장했다. 총 조회수는 농협은행보다도 많은 1억3000만회다.
3위인 국민은행의 채널 구독자는 25만7000명이다. 농협은행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올린 동영상 콘텐츠는 1281개로 은행 중 가장 많다. 이 같은 물량을 바탕으로 총 조회수가 2억3000만회를 넘어섰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7만8000명, IBK기업은행 5만9000명, SC제일은행 6만6000명 등의 구독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은행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콘텐츠는 은행 소식이나 자사 광고, 금융 상품·용어 설명 영상 등이 주를 이룬다. 주제만 들으면 은행이 전형적으로 만들 법한, 재미없고 어렵고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은 유명 연예인·광고모델을 기용하거나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적용해 영상을 만들어 재미를 더하는 등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있다.
가령 신한은행이 제작한 ‘친한은행’ 동영상은, 은행원이 7살 이하 미취학 아동에게 신용카드나 대출, 환전, 적금, 이자 등 금융용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미션을 수행하는 금융용어 설명 콘텐츠다.
경력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은행원 삼촌·이모가 인생 6년차인 어린이를 상대로 쩔쩔매며 설명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좌절하는 모습에 재미와 웃음을 담았다.
또 농협은행이 배우 한소희를 섭외해 제작한 ‘NH마이데이터 광고 누수노시뇽’ 광고 영상은 업로드 4개월 만인 현재 조회수 1900만회를 돌파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우수 소비자에게만 제공했던 자산관리·투자 세미나를 이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택트’로 제공함으로써 금융 채널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금융은 어렵고 복잡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생활에 밀접한 만큼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최신 유행을 접목하거나 소비자에 맞춘 콘텐츠를 제작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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