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보험사 건전성지표 악화…관리 '비상'
금리 급등에 보험사 건전성지표 악화…관리 '비상'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4.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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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RBC 비율 246.2%…금리 인상·IFRS17 적용시 확대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보험사와 금융 당국의 건전성 지표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크다. 건전성 지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진다면 악화될 가능성은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보험사의 자본확충 유도를 통해 건전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리가 오르면서 각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악화되고 있다.

RBC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평균 RBC 비율은 246.2%로 직전 분기 대비 8.3%포인트(p) 하락했다.

RBC 비율 하락은 가용자본이 줄어들고, 요구자본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치 평가 하락, 4분기 배당이 이뤄지는 점 등도 RBC 비율 하락에 일조했다.

실제 가용자본은 161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조3000억원 줄었으며, 요구자본은 신용위험액(8000억원)이 늘면서 6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은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자본이 늘어나는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줄면서 RBC 비율은 하락한다.

더욱이 오는 2023년 새 회계 기준인 IFRS17와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RBC 비율 하락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채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 시가로 평가하게 돼 금리 상승기에 가용자본이 줄면서 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과 보험업계는 현재까지 금리 동향을 미뤄봤을 때 1분기 말 기준 RBC 비율은 150% 미만으로 뒷걸음질하는 보험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등 시장지표 모니터링을 통해 비율 취약이 우려될 경우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생명보험사(23곳)와 손해보험사(30곳)의 평균 RBC 비율은 각각 254.4%, 231.4%로 직전 분기 대비 각각 7.4%p, 9.8%p 떨어졌다.

생보사의 경우 △카디프생명(424.5%) △푸르덴셜생명(342.4%) △교보라이프(312.9%) △라이나(309.2%) △삼성생명(304.6%) 등이 가장 높은 비율을 유지했다.

손보사에서는 △아시아캐피탈리인슈어런스(4807.6%) △서울보증보험(420.2%) △캐롯(389.4%) △AIG(366.6%) △제너럴리(352.6%) 등이 있다.

다만, 전체 보험사 가운데 MG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88.3%로 보험업권에서 요구하는 비율을 홀로 밑돌았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