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쉬운 실천, 산불조심
[기고]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쉬운 실천, 산불조심
  • 신아일보
  • 승인 2022.04.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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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천 북부지방산림청장
 

작년 12월 서울을 덮친 41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와 지구 반대편 미국 알래스카주의 겨울철 온도가 20도에 육박한다는 이상기온 현상 관련 뉴스가 나란히 보도되었다. 한파, 폭우와 같은 기후변화와 이로 인한 자연재난 발생은 더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상이변은 연일 기록을 경신하면서 인류를 위협하고 있으며,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기후전문가들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초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발생되는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의 증가는 또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게 되어 산불과 기후변화가 악순환되고 있다는 견해가 주요하다. 이러한 주장을 재차 증명하듯 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대한민국 면적보다 넓은 1100만ha를 불태웠고, 2020년 미국 서부를 집어삼킨 산불은 191만ha의 대규모 산림을 잿더미로 만드는 등 세계 곳곳에서 전례 없는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50년 만의 극심한 겨울 가뭄과 강풍의 영향으로 지난 3월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은 역대 최대·최장 산불기록을 갈아치우며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산불현장에서 화마에 맞서 싸운 산불진화대원들의 노고가 없었더라면 어쩌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과거에는 산불이 잘 발생하지 않았던 1·2월에도 산불이 빈번히 발생하는 등 최근 산불 발생은 연중·대형화되고 있으며 올해도 이미 2월에 영덕과 합천에서 대형산불이 2건이나 발생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산불은 연평균 500여 건 발생한다. 이 중 67%가 봄철에 집중되고 있으며, 그 피해면적은 전체의 9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산림청에서는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3.5∼4.17)'을 지정·운영하고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상향하는 등 산불재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북부지방산림청에서는 산불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인명 및 재산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자체, 소방, 경찰,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산불진화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산불진화체계를 구축하여 산불이 대형화되기 전 신속히 진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아울러 사전예방이 가능한 소각산불 및 입산자 실화 등을 근절하기 위해 산불발생 원인에 따른 예방대책을 수립하여 산림인접지 불씨 취급 차단과 무단입산자 단속을 강화하는 등 산불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예방·단속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북부지방산림청 관내 산불의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31%), 영농부산물 및 쓰레기 불법소각(27%), 담뱃불·성묘객 실화(9%) 등으로 개인의 사소한 부주의, 무관심 등 인위적 요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산불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순간 방심으로 발생한 산불은 기후변화를 가속시킬 뿐만 아니라 그 피해를 복구하는 데 적어도 50년이 걸린다. 또한 개인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일상생활의 노력은 역부족이고 미미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산림을 산불로부터 지키는 작은 실천이야말로 산불과 기후변화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산불을 예방하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산에서 화기물 소지하지 않기, 산림에서는 흡연행위 금지,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서는 쓰레기 소각금지 등 기본적인 산불조심 원칙을 지키는 것으로 달성할 수 있다.

6·25 전쟁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가꾸어온 울창한 산림을 잘 지키고 보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아래 한마음이 돼 기후위기를 막는 작은 노력에 동참하길 기대해 본다.

/최수천 북부지방산림청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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