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기업 체감경기 전망, 한 달 만에 '부정' 돌아서
4월 기업 체감경기 전망, 한 달 만에 '부정' 돌아서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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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2.1서 99.1 하락…원재가 상승·중국 봉쇄 여파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추이. [이미지=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추이. [이미지=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 4월 국내 기업 체감 경기 전망은 한 달 만에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원자재가 상승, 중국 대도시 봉쇄 등이 기업 채산성과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올해 4월 BSI 전망치는 99.1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102.1로 기준선 100을 넘어선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100을 밑돈 수치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부문별 4월 BSI 전망은 고용(107.5), 투자(103.2), 내수(102.9) 3개 부문에서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 반면 채산성(96.8), 수출(97.4), 자금사정(97.4), 재고(100.9) 부문이 부진할 것이라고 조사됐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해 부정적 답변으로 분류된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 전망에 대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쟁 장기화와 주요국의 러시아산 원자재 수출제재 우려로 러시아의 글로벌 생산 비중이 높은 원유, 니켈 가격이 폭등하며 석유화학(75.9), 자동차·운송장비(81.3) 업종이 제조업 중 가장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의 경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전경련은 “한국이 러시아의 비우호국 명단에 포함돼 우리 기업들이 러시아 수출대금을 루블화로 지급받을 경우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쟁과 함께 중국 대도시 봉쇄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경련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1위, 4위 항만을 보유한 상해와 심천이 봉쇄되며 기업들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 수출길이 막히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업종별 경기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엇갈렸다.

채산성, 수출 악화 우려로 제조업의 4월 BSI(94.8)는 100선을 하회했다. 반면 비제조업은 104.6으로 낙관적 전망을 보였다. 특히 비제조업 전망 중 건설 부문(115.4)은 대선 직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로 강한 호조를 보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장기화되고 있으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고강도 방역 정책을 견지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화학·자동차 업종, 수출기업 등 대외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