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보험사 CEO, 실익 없는 '조삼모사 간담회'
정은보·보험사 CEO, 실익 없는 '조삼모사 간담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3.2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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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리스크 관리 등 원론적 제도 발표에 그쳐
실손보험 개선 방안 없어 시장 논란 가중 한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당국이 보험업계 의견 청취를 통한 제도 개선을 위해 보험사 CEO 간담회를 지속 개최하고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식 간담회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과잉진료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기준 개선 등 규제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잠재리스크 관리, 균형 있는 성장 발판 마련 등 원론적인 얘기만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폭탄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보험 가입자의 원성을 피하기 위해서 실손보험 제도 개선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보험연수원 초청 보험업계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정 원장과 생명·손해보험업계 CEO들은 러시아발 지정학적 우려 등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내년에 새로운 건전성 제도가 도입에 따른 보험사의 선제적인 재무 건전성 강화 노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금감원의 정기검사 도입 등 검사체계 개편 등의 현안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구체적으로는 금감원은 내년에 도입되는 IFRS17에 대한 선제적 자본확충 등 잠재리스크 관리와 빅테크와 보험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하에 금융중개 관련 일반적 규율체계 구축을 위해 관계 당국과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검사체계를 정기검사체계로 개편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감독·검사 체계를 마련하고자 했다"면서 "주기적인 정기검사 체계로 전환해, 검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회사의 리스크 취약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기 위한 상시감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6월부터 상품별, 채널별 민원 발생, 불완전판매 관련 효율성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소비자 보호 상시감시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는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 지급기준 강화에 대한 실마리는 나오지 않았다. 기존 간담회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 것.

실제로 정 원장은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등을 통해 보험의 사적(私的) 안전망 역할을 제고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계획만 밝혔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아일보DB)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로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아일보DB)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명확한 실손보험 개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나온 건 아니다"라면서 "다만, 사별 업계 현안을 발표했고, 여러 가지 의견 중 실손보험에 관련해 몇 군데 보험사에서 얘기가 나온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은 이미 (실손보험에 대해)인지 하는 자리였고, 현안에 대해서 발표하고 공감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금융위원회, 생명·손해보험협회 등 합동 협의체의 첫 번째 실무 협의가 이뤄져 현재 제도적 걸림돌은 없는지 등을 금융위원회와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종 조율이 끝나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강화된 비급여 실손보험금 지급기준이 적용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에 일부 의료진은 마지막 기회라면서 꼼수 영업에 나섰고, 실손보험 환급이 어려워진다는 소식에 백내장 수술 문의도 늘고 있다.

실손보험의 최대 누수로 지적되는 백내장 수술 건수는 2020년 70만2621건으로 2016년 51만8663건보다 무려 35%나 상승했다. 또,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 과잉 진료비로 새는 보험금은 2019년 기준 연간 6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제는 말뿐인 간담회가 아닌 이목저목을 따진 피부에 와닿는 제도개선으로 실손보험 보험료 개선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때라고 당부하고 있다.

또, 비급여 항목 개선에 대한 의료계 반대로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우려에 대해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겠느냐?"고 말했다. 이어서 "마음가짐만 있다면 보험사 CEO가 아닌 실제 실무진인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합동 간담회를 통해 종합적인 의견을 청취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