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붕어빵과 서해수호용사 어머니의 눈물
[기고] 붕어빵과 서해수호용사 어머니의 눈물
  • 신아일보
  • 승인 2022.03.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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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억 인천보훈지청
 

직장에서 퇴근하고 가는 길 골목에는 내가 자주 먹는 붕어빵 노점 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6.25참전유공자라고 쓰여 있는 모자를 쓰신 어르신께서 붕어빵을 드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고 붕어빵이야말로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즐겨먹은 음식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5년 전 양평군에서 거행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곳에는 유가족, 학생들, 보훈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는데, 특히 희생자의 어머니가 행사 내내 울음을 참지 못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가끔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천안함 피격을 천안함이 북한 해군의 어뢰에 피격당한 것이 아닌 '합리적 의심'을 가장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여러 왜곡된 주장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그리고 그러한 주장 속에 담긴 '진영논리'와 '이념'이 사실을 곡해해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어이없는 현실을 보면,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서 어느 누가 위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 올 때 국가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만약 6.25참전유공자라면, 천안함 용사라면, 그러한 왜곡된 주장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라면, 내가 과연 온전한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생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붕어빵은 세대 간을 이어주는 통로이며, 서해수호의 날에 흘렸던 어머니의 눈물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보훈은 붕어빵과 같이 국가와 공동체, 세대 간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어야 하며, 서해수호의 날에 흘렸던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진영논리'와 '이념'이 그들의 희생과 눈물을 더럽히지 않도록 하는 것도 보훈의 역할이자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3월25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 정부는 매년 3월 네 번째 금요일을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기리고 를 위한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북돋우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국토 수호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서해수호의 날' 첫 계기는 2002년 6월29일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간 교전으로, 서해 연평도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한 경비정 684호의 기습 공격에 남한의 참수리 357호가 즉각 대응 30여분간 치열한 교전 끝에 대한민국 해군 6명이 전사, 18명이 부상했고 결국 참수리 357호는 침몰했다, 북한도 30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끝났어야 할 비극은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재현됐다. 2010년 3월26일 밤에 해군 제2함대 소속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의한 피격으로 천안함 장병 104명 중 64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6.25전쟁 이후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이 입은 최대의 피해로 기록됐다.

같은해 11월23일, 북한이 연평도 해병대 기지와 인근 마을에 170여발의 무차별 포격에 우리군이 즉각 대응 사격을 하며 주민들을 대피시켰지만, 1시간 넘은 포격 전으로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목숨을 잃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아직도 서해 NLL분쟁으로 인한 위험은 지속되고 있어 해안, 해상 경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가오는 2022년 서해수호의 날에는 붕어빵처럼, 어머니의 눈물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 되고, 기억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서해수호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동억 인천보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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