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48) 작가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릴 정도로 아동문학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상으로 한국작가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38년만의 수상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 기자회견에서 이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에서 안데르센상을 받은 사람은 이수지 작가가 최초다. 앞서 지난 2016년 같은 부문 최종 후보까지 오른 이 작가는 한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에는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은 안데르센상의 28번째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아시아 작가로는 1984년 일본 작가 미쓰마사 아노 이후 38년 만의 수상이다.
안데르센상은 19세기 덴마크 출신 동화작가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을 기리기 위해 1956년 만들어졌다. 당초 글 작가에게만 상을 줬지만 1966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이 제정됐다.
올해 후보로는 32개국에서 62명이 등록했다. 지난달 선정된 최종 후보에는 이 작가를 포함해 6명이 올랐다. 여기에는 이탈리아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일본 아라이 료지, 폴란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아르헨티나 고스티, 캐나다 시드니 스미스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이 작가는 그림책의 표현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KBBY)는 이 작가에 대해 "인간과 동물 사이의 교감 등 보편적 주제를 다뤄 그림책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책의 물성을 이용한 글 없는 그림책으로 시각 언어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여자 아이를 작품에 등장시켜 세계를 탐험하는 주체로서 여성을 작품에 표현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199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2001년 영국 캠버웰예술대에서 북아트 석사 과정을 밟은 뒤 본격적으로 그림책 작가의 길을 걸으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직접 쓰고 그린 도서는 △그늘을 산 총각 △강이 △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동물원 등이 있다. 그린 책은 △물이 되는 꿈 △우로마 △이렇게 멋진 날 등이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여름이 온다'로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언급되는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우수상)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작가는 9월 5일부터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에서 열리는 제38차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국제총회에서 열리는 안데르센상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