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커피 문창기, 가맹사업 '집토끼 전략' 강화
이디야커피 문창기, 가맹사업 '집토끼 전략' 강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3.1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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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호점' 업계 최다 매장 수…1000원대 저가 커피 급성장에 위협
지역 조직·매장관리 최우선 추진, '장기근속' 점주 지원 다각화 노력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는 올해 무리한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가맹점 관리와 지원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최다 매장 수라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최대한 유지하는 한편 저가 브랜드의 위협을 최대한 방어해 입지를 더욱 굳히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60·사진)의 경영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디야는 매년 출점을 늘리며 업계 최다 매장을 보유한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문 회장은 올해 기존 가맹점주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중점을 둔다. 

실제 문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최우선 추진과제로 각 지역사무소 조직과 지방 매장 관리 강화를 꼽았다. 또 이디야의 근본은 ‘가맹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2000호점을 돌파한 이듬해인 2017년 신년사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핵심가치로 강조한 것과 다소 대비된다.       

◇이디야 부근 출점하는 저가 브랜드

이디야는 2001년 3월 중앙대점을 시작으로 18년 만인 2019년 업계 첫 3000호점을 돌파한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다. 국내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넓혀볼 때 3000호점 돌파는 이디야를 비롯해 파리바게뜨(2011년)와 크린토피아(2020년) 등 셋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음료점 등록 수는 7만7543개다. 코로나19에서도 전년보다 16.6% 늘었다. 골목마다 있는 편의점(총 4만6937개)보다 3만여개 이상 많다. 이런 점을 비춰볼 때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이디야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디야는 지난해 3500호점을 돌파하며 최다 매장을 보유한 카페 브랜드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최근 3년간(2018~2020) 폐점률도 코로나19 등 악재에 불구하고 평균 2.09%로 무척 낮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들어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 등 1000원대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콘셉트로 한 저가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점은 이디야 입장에서 큰 위협이다. 메가커피의 경우 가맹사업 약 5년 만에 1700호점을 넘었다. 매장 수 기준 이디야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랐다. 일부 저가 커피 브랜드는 이디야 매장 부근에 출점하는 전략을 취할 정도다. 

◇2001~2012년 오픈 매장 70% '충성 가맹점주' 

문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매장 관리에 방점을 찍었다. 길게는 10년 이상 신뢰를 형성한 가맹점주들을 타 브랜드로 이탈시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10년 이상 운영 중인 전국의 이디야 매장은 전체의 15%가량이다. 특히 2001~2012년에 오픈한 전체 매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70% 이상은 여전히 이디야 간판을 달고 있을 정도로 가맹본부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우리는 상생경영이 제1의 경영철학”이라며 “코로나19 동안 가맹점 로열티 면제는 물론 원두와 판촉·홍보비, 점포 환경개선 등 다각적인 지원으로 위기 속에서 더 큰 신뢰를 쌓아왔다”며 “무료 노무상담과 5년 이상 점주 대상의 재교육 등 가맹점 서비스 질을 높이면서 2020년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발전 유공 대통령상 표창, 지난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착한 프랜차이즈 재선정이라는 성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어느 이디야커피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어느 이디야커피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이디야 가맹점주 반응도 무척 호의적이다. 서울 은평구의 A점주는 “낮은 금액의 고정된 로열티는 매출과 연동시킨 타 프랜차이즈보다 부담이 적다”며 “코로나19 시기에 이디야 공식 애플리케이션(앱)과 배달앱 홍보비용 모두 본사가 부담해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의 B점주는 “창업 때 특별한 기술은 없었지만 가맹본부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지원이 잘 뒷받침됐고, 슈퍼바이저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매장 점검과 애로 등을 살펴봐준 덕분에 오랫동안 이디야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디야는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다수의 경쟁 브랜드들이 올 들어 잇달아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현재 가격조정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원두가격·물류비 등 운영비용 전반에 큰 압박을 받고 있지만 본사가 이를 부담해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문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올해에도 가맹점에 실질적인 보탬에 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제공하면서 오랜 신뢰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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