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로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 위기…200년 이상 8만그루 '빼곡'
울진 산불로 국내 최대 금강송 군락지 위기…200년 이상 8만그루 '빼곡'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03.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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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숙종대왕 당시 ‘벌목 금지령’ 내려
국가 중요 자산인 금강송 군락지가 대형 화재로 인해 절체정명의 위기에 놓였다. 금강소나무 군락지 지키기 위한 산불지연제 투하. (사진=연합뉴스)
국가 중요 자산인 금강송 군락지가 대형 화재로 인해 절체정명의 위기에 놓였다. 금강소나무 군락지 지키기 위한 산불지연제 투하. (사진=연합뉴스)

국가 중요 자산인 금강송 군락지가 대형 화재로 인해 절체정명의 위기에 놓였다.

8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금강송 군락지 인근까지 불길이 번져 국가 중요 자산이 위협받고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새벽 금강송 군락지 경계에 화재로 인한 불덩어리가 날아들자 즉각 화재 진압에 나서는 등 막판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강송 군락지는 경북 울진읍에서 서쪽방향에 있는 금강송면 소광리에 위치해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 금강소나무 군락지다. 특히 금강송 숲이 원형 그대로 잘 보전돼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다.

총 2247㏊에 이르는 면적에 수령 200년 이상의 소나무 8만여 그루가 운집해 있으며, 수령 500년을 뛰어 넘은 보호수도 2그루가 존재한다. 또 수령 350년의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특히 지름 60㎝ 이상의 금강송은 1600여 그루나 된다.

국가적 보호수인 금강송은 금강산부터 백두대간을 이어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울진, 봉화, 영덕 등에서 자생하는 수목으로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와 금강송(춘양목, 황장목, 안목송 등으로도 불린다)으로 명명되고 있다.

국내 최대 군락지 소광리 금강송은 국내 소나무 중 재질이 가장 뛰어난 품종으로 궁궐 등 국가 중요 건축물을 짓는 데 사용돼 온 최고급 목재로, 조선 숙종 임금 때 금강송을 허락없이 베지 못하도록 봉산(封山)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부는 1959년 소광리 경계를 육종보호림으로 지정, 민간인의 출입을 막아왔다. 이후 1982년에는 금강송의 체계적인 관리와 후계목을 육성하기 위해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현재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자연의 훼손을 막기 위해 연중 입산을 철저히 통제해 관리하고 있다.

한편, 최병암 산림청장은 이날 오후 1시 산불 현장지휘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간을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지금 불줄기가 조금 소광리 소나무 군락지 능선으로 넘어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최병암 청장은 "오전 7시경 소광리 군락지에 화선 가까이 있던 불똥이 날아들어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고, 애초 큰 피해는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화선이 산 능선부를 조금 넘어온 상태"라며 "초대형 헬기 2대 등을 추가로 투입, 금강송 군락지 확산 차단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청장은 "산불을 진화하기가 어려운 지역이어서 진화대원 안전도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금강송 핵심 군락지가 계곡에 모여 있다. 최대한 방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