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에 환호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LCC는 장거리 노선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중단거리 노선에선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조건부 기업결합으로 숨통을 트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 22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일부 노선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운수권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으로 LCC에 돌아갈 수 있는 노선은 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LCC는 국내선에서 제주-진주·여수·울산·부산 등 지방공항 간 노선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선의 경우 서울-미국 뉴욕·로스엔젤레스, 서울-영국 런던·프랑스 파리 등 진입이 어려웠던 노선에 대한 슬롯, 운수권 재분배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들 노선 대부분은 수익성 높은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티웨이항공은 이미 유럽 노선까지 취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 ‘A330-300’을 도입하며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준비 중이다. 중대형 항공기 ‘787-9’ 드림라이너를 도입한 에어프레미아도 장거리 노선을 노리고 있다.

다만 각 LCC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에 대한 공정위 판단에 실망을 드러냈다.

공정위는 일본 노선에 대해 부산-나고야 노선만 경재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김포-하네다 등 주요 일본 노선에 대해 LCC가 인천-나리타 노선을 운항한다는 이유로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봤다.

이에 대해 LCC는 김포-하네다 노선은 비즈니스 수요 중심으로 알려져 시장 성격이 다른 점 등 구체적 검토 사안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인천·김포공항을 서울로, 나리타·하네다공항을 도쿄로 한 데 묶어 하나의 시장으로 판단한 공정위 심사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LCC는 중국 노선의 경우 김포공항발 노선을 인천공항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적은 별도 시장으로 보고 김포-베이징 등 기존 노선에 대한 경쟁제한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서울발 중국 노선에 대해 장자제·시안·선전 노선에서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다른 중국 노선은 중국 대형항공사 등이 경쟁자로 있다고 판단했다.

LCC 관계자는 “중단거리 노선의 경우 통합항공사의 독과점은 심해질 것”이라며 “그 결과 국민들의 편익을 저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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