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경고에도 방역완화 카드 만지작… 고개 드는 ‘정치방역’ 의혹
잇단 경고에도 방역완화 카드 만지작… 고개 드는 ‘정치방역’ 의혹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2.02.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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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8명·영업 10시 등 거리두기 완화에 무게… 방역패스 축소까지
전문가들 "정점 지난 후 판단… 다가온 대선 의식한 정치방역" 지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루 10만명에 육박한 확진자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위중증 환자, 그리고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등을 이유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의 방역완화 조치가 시기상조라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9시’로 대변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한 ‘정치방역’이라고 쓴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만3135명으로 집계됐다.

전날(9만443명)보다 2692명 늘면서 이틀 연속 9만명대를 나타냈다.

이달 말 하루 확진자 수가 13만~17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방역 당국의 예측이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위중증 환자 역시 전날(313명)보다 76명 급증한 389명을 기록했다.

꾸준히 200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찾아가던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4일(306명) 다시 300명대로 올라선 뒤 이날 400명에 근접했다.

문제는 이 같은 확산세를 뒤로 하고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거리두기 조치가 오는 20일 종료됨에 따라 정부는 이에 앞서 18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내놓는다.

방역 당국 주요 관계자들의 언급을 살펴보면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에 방점을 찍은 모양새다.

사적모임 인원을 6인에서 8인으로, 영업시간을 밤 9시에서 10시로 늘리는 것은 물론 QR코드 출입명부 중단 등 방역패스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유행의 초입 단계인 현 시점에서 섣불리 방역완화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다음 달 중반 이후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난 뒤에야 방역완화 움직임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확진자와 위중증·사망률 지표는 2~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나타나는데 지금 지표를 근거로 방역을 푼다는 것은 바보 같은 결정”이라며 “고위험군 중심의 검사에서 확진자가 5만명이라면 실제 확진자는 10만명 이상이라는 얘긴데, 이런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방역완화 메시지가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정치방역’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다분히 자영업자들의 표를 계산한 메시지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다음 주 방역이 실제로 완화되고, 그로부터 2주 뒤 이에 다른 후폭풍이 밀려올 즈음이면 대선은 이미 끝난 상태가 된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