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권 돌파…김수영 시인 ‘시여, 침을 뱉어라’ 출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권 돌파…김수영 시인 ‘시여, 침을 뱉어라’ 출간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2.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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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400권을 돌파했다. 1998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첫 책으로 출간한 지 25년 만이다. 400번째 도서는 김수영 시인의 ‘시여, 침을 뱉어라’다.

14일 민음사에 따르면 세계문학전집은 1만1000쇄를 거듭하며 전체 2000만부 이상 발행했다. 이 책들을 눕혀 길을 낸다면 약 4400킬로미터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11배에 달하는 규모다.

총 작품 수는 318종, 작가는 35개국의 175명, 번역자는 165인이며,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30인의 작품 74종이 포함됐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창립 30주년을 맞았던 1995년 경부터 기획됐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할 다음 세대를 위해 세계문학사의 위대한 유산들을 원전에 충실한 원어 번역의 정전으로 펴내고자 한 박맹호 민음사 선대 회장과 큰 뜻을 함께한 김우창, 유종호, 안삼환, 정명환 선생을 편집위원으로 한 전집 간행위원회는 ‘새로운 기획, 새로운 번역, 새로운 편집’을 모토로 전집 기획에 착수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와 감동을 지니는 고전을 엄선하되, 영미나 유럽에 편향되어 왔던 목록을 일신해 제3세계 문학이나 한국과 아시아의 고전까지 포괄하는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새로 선정했다.

고전의 진가가 새로운 세대 독자들에게 온전히 가 닿을 수 있도록 연구자 또는 전문 번역가를 발탁해 원전에 가장 충실한 우리 말 번역을 위해 노력했다.

세계문학전집을 한 권 한 권 펴내는 일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문학적 가치가 입증된 전 세계의 고전을 우리 독자들에게 ‘오늘의 우리 말’로 읽히는 일이며, 우리 말로 번역된 고전 작품들은 단순한 번역 문학이 아니라, 어엿한 우리 문학이며, 우리의 고유한 문학적 경험이라는 신념에 바탕한 기획이었다.

또한 고전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읽기 편하고 휴대하기에도 좋은 판형을 개발하는 등 3년여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98년 8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첫 책으로 10권을 동시 간행함으로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이후 25년 동안 오비디우스, 셰익스피어, 단테 알리기에리, 톨스토이 등 고전문학의 대가들에서부터 헤세, 쿤데라, 마르케스, 카뮈, 오웰, 헤밍웨이, 샐린저, 핀천, 파묵 등 현대문학의 거장들까지 다양하게 아우른 파격적인 기획과 순한글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참신한 번역을 시도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책은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공경희 옮김)이었다. 이 작품은 2001년 9월 1일 첫 출간된 이후 약 57만 부 판매됐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이어 헤세의 ‘데미안’과 오웰의 ‘동물농장’도 100쇄 이상 증쇄했으며 1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40여종에 이른다. 판매 순위상위 10종은 아래와 같다.

전체 400권 중에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크눌프’,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유리알 유희’(전 2권) 등 8종 9권이 포함돼 한 작가의 작품 수로는 가장 많았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