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인화는 필연적인 트렌드다
[기고] 무인화는 필연적인 트렌드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02.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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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오모가리 회장
 

‘무인화’가 몇 년 전부터 외식, 유통가에 슬그머니 등장하더니 이제는 시장을 이끄는 핵심 키워드가 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지점이 있다. 

사람들은 무인화가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인화는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필연적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핵심적인 키워드가 됐을 것이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변화가 사회에 변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5가지 욕구이론 단계가 존재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는 타고난 것으로 욕구의 강도와 중요성에 따라서 생리적욕구, 안정욕구, 소속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 욕구 등의 5가지 단계로 분류했다. 

생리적 욕구는 인간의 필연적인 욕구다. 따뜻함이나 거주지, 먹을 것을 얻고자 하는 욕구다. 안정 욕구는 위험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다. 물리적 생리적인 위험뿐 아니라 감성적 심리적 스트레스도 포함된다. 소속욕구는 사회로부터 충분한 소속감을 받고자 하는 욕구다. 

우리나라 70년 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 유니폼을 입거나 명찰을 달고 싶어 하던 때 이런 욕구가 많이 분출됐다. 존경의 욕구는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이들로부터 존경과 칭찬, 그리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사람들은 패배주의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이번에 핵심적으로 다루는 욕구는 자아실현 욕구다. 자기개발과 목표 성취를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욕구다. 이 욕구는 한국사회에서 지난 X세대까지는 해당이 안 된다. 소위 MZ 세대라 불리는 요즘 청년층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욕구다.  

MZ세대와 함께 일을 하는 요즘 창업자들은 곤란한 상황을 더러 마주하게 된다. 옛 세대들과 MZ 세대들 간 사고방식의 간극이 꽤나 넓기 때문이다. 회사의 업무를 보다 중요시하는 옛 세대와 업무보다는 자아실현이 더욱 중요한 MZ 세대간의 불협화음은 현재 사회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재료비 인상, 월세 인상, 인건비 인상과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4중고를 겪고 있는 외식업체 사장들은 가치관이 다른 MZ 세대들과 같이 일을 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보이기도 한다. 필자의 사업장 점주들도 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적으로 무인화로 안 갈래야 안 갈수가 없게 됐다. 무인화는 코로나19로 인한 파생물이 아닌 시대적인 요구다. 비단 코로나 때문이 아니다. 외식업을 하는 이들이라면 무인화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절체절명의 트렌드가 된 것이다. 

무인화는 인건비 상승에도 창업자들이 방어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에 무인화를 대중화 시킨 것은 아이스크림 무인점포다. 

전성기는 5000개 이상 오픈했었던 적도 있다. 무인화를 한국에서 해도 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 그 이후 커피전문점, 밀키트 전문점, 정육점, 과일가게, 빨래방. 사진관 등이 무인화 열풍에 탑승했다.

현재 무인화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내고 있는 것이 바로 밀키트 시장이다. 밀키트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새로운 트렌드가 생성이 됐을 때는 희소성이나 궁금증 때문에 구매한다. 초반에 시장에 안착을 하는 사람들은 수헤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밀키트 시장도 한 업체가 잘나간다면 유사업체들이 늘어가게 된다.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업체들은 출혈경쟁을 해서 단가를 낮추고 1+1행사를 하는 등 수익구조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보완 할 수 있는 것은 무인화로 인한 인건비 절약이다. 

앞으로도 밀키트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무인화 바람은 거셀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공공연한 사회 트렌드로 오래도록 자리 잡을 것이다. 세대 간 업무에 대한 인식은 더 달라질 것이며, 종국에는 창업자 역시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해져 가게는 완전한 무인으로 대체 될 것이다. 우리는 미리 그 상황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변해가고 있으니 말이다.
 

/김형중 오모가리 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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