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가상화폐, 서브프라임 때와 비슷…대중 보호 실패"
크루그먼 "가상화폐, 서브프라임 때와 비슷…대중 보호 실패"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1.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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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그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방한 모습. (사진=신아일보DB·김성화 기자)
폴 그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방한 모습. (사진=신아일보DB·김성화 기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가상화폐 자체가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하다며 부정적인 비유를 한 글을 썼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이 같은 기고문을 27일(현지시간) 보냈다. 크루그먼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현재 세대에서 가장 권위있는 사회과학분야 석학 중 하나로 꼽힌다. 가상자산은 지난 연말부터 약세 흐름을 보여 왔다. 애플 실적 호조로 29일 오전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4670만원 가까이 반등했으나, 한창 때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번에 기고한 글에서 "서브프라임 위기와 (가상자산 사이에) 불편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래 하락장을 언급하면서 "어쩌면 그것은 회복할 것이고, 새로운 고점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으로선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손실을 본 사람이 누구냐"라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시장조사기관을 인용해, 주식 투자자는 부유하고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들이 중심이나 가상자산 시장의 44%는 백인이 아닌 투자자가 견인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또 가상자산 투자자의 55%는 대학 미졸업자라는 것이다. 

레거시 투자자산에서 기회를 얻지 못 하는 이들이 박탈감에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에 열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크루그먼 교수도 이 점을 겨냥해 "가상자산이 좀 더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를 열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비슷하게 칭송됐던 시절도 기억한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이 위험하고 큰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그는 "가상자산 투자자는 (위험성에 대한 감수나 큰 틀에서의 전략 구상) 판단을 내릴 대비가 잘된 사람이어야 하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짚고 현재 시장은 그 부분에 의문이 있고 오히려 거꾸로 가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크루그먼 교수는 "규제 당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 저질렀던 것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국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금융 상품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고, 많은 취약한 가정이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