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EU 대우조선 인수 방해, 소송감…아시아나 합병, 범정부 도움 절실"
이동걸 "EU 대우조선 인수 방해, 소송감…아시아나 합병, 범정부 도움 절실"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1.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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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구주 인수+신규자금 외국 업체 거의 없을 것" 핵심 짚는 지적 눈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방해하는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에 유감의 뜻을 드러냈다. 그는 27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EU 경쟁 당국의 통합 불허 결정으로 양사간 인수 논의가 무산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대한민국이 EU 결정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EU가 자국 이기주의에 경도돼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소송을 냈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다만 심정적인 이런 불만과 달리, 마지막까지 최대한 냉정을 기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양사 통합 작업의 공식적인 종결 여부에 대해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 컨설팅이 3월 초에 끝나고 현대중공업의 소송도 있기에 추후 상황을 봐서 현대중공업과 상의하고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일단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이었다.

한편 통합 불발이 이뤄질 경우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적인 금융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채권단 추가 지원 없이 생존력 강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고 경영 컨설팅을 토대로 중장기 관리 방안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해외 매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조선사, 조선사 등 (인수자를) 가릴 바는 아니지만 빅2 (개편이) 실패했으니 (삼성중공업의 인수는) 불가능할 것이고 조그만 (조선)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방안이 열려 있다"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매각 방식으로는 구주 매각보다는 재무가 개선되는 신주발행 방식으로 찾으려고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어서 "대우조선의 잠재부실 규모로 볼 때 거액의 자금으로 구주를 인수하고 신규자금을 넣을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는데, 사실상 그의 의견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는 평이 나온다.

특히 "대우조선 M&A에 대한 EU의 불승인 결정이 향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결합 승인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겠는가?"라는 언론의 질문에 그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대주조선 건도 불만이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 건은 대우조선 M&A 건과는 주요 고객 구성, 경쟁사 대비 결합 당사 회사의 규모 등에서 명확히 차이가 있다. 약 90%의 고객이 한국 국적이며 대형 항공사와 경유노선 등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서 "해외 경쟁당국의 자국 항공산업 이익 등을 위한 심사결과 도출이 가능할 수 있으므로 공정위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진 이후에는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공정위,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해외 경쟁 당국에 대한 설득 작업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