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파죽지세' 한국조선·대우조선…숨 고르는 삼성重
연초 '파죽지세' 한국조선·대우조선…숨 고르는 삼성重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1.2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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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 연간 목표 17% 달성, 대우조선 1.4조 계약
삼성重 "급할 것 없어"…고부가 선박 위주 선별 수주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한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한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 ‘빅(BIG)3’의 연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친환경 흐름에 부합하는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잇따른 수주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3사 중 유일하게 마수걸이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5083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하면서 한 해 수주 목표치(174억4000만달러·20조7500억원)의 17% 가량을 달성했다. 조선업계는 통상적으로 연말에 수주 계약이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한다.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LNG 운반선 1척을 2477억원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1월에만 LNG 운반선 3척과 해양설비플랜트 1기 등 1조4000억원(11억7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성사했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LNG선박이 수주 랠리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LNG선박은 조선업계 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과도기적 대안으로 각광 받는다.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황산화물 배출이 적어 현행 환경규제 방안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현재까지 수주한 LNG선 수주 금액은 총 1조2581억원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재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수주가 대폭 위축됐다가 작년부터 대규모 수주가 이어졌는데 이 여파가 올해 초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국제해사기구(IMO) 배출가스 규제를 비롯한 업계 친환경 영향으로 LNG선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경쟁사들과 달리 아직까지 수주 계약 소식이 없다. 1월5일 첫 수주를 공시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주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우리는 기존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친환경 고부가치 선박 등 수익성을 기준으로 선별해 수주에 뛰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발주량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발주가 줄어도 2년치 이상 일감을 미리 확보한 만큼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대형 LNG운반선 전체 글로벌 발주량의 89% 이상을 독식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