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조림 메뉴의 다양화 ‘시대가 원한다’
[기고] 통조림 메뉴의 다양화 ‘시대가 원한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01.06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광복 비비에프 대표
 

코로나19가 성행하고 거리두기 강화, 자가 격리 인원이 급증하며 밀키트와 저장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레스토랑 메뉴를 집에서 그대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RMR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밀키트 업체들이 성업하며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통조림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한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옆 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상상 할 수 없었던 것까지 통조림화 돼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통조림 시장도 느리지만 조금씩 전진하며 메뉴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일본의 현재 통조림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3~4월 일본의 통조림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수산식품 통조림은 전년 대비 30%, 참치캔의 경우 약 20% 판매량이 올랐고, 육고기, 과일, 디저트 통조림 역시 15~30% 가량 판매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통조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일본의 잡화전문 쇼핑몰 ‘도큐핸즈’는 통조림 종류를 150종으로 늘리며 제품군을 강화했다. 식사와 안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달걀말이,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치즈케이크, 녹차 치즈 쇼콜라가 내용물로 들어있는 통조림도 있다. 저장식품전문점 ‘HOZON’은 홋카이도산 곰고기 통조림이라는 특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에선 이른바 통조림의 고가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1통 500엔의 고 가격대 통조림을 중심으로 ‘일상의 사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통조림 소비 확대를 위해 통조림을 사용한 온라인의 도시락 요리 콘테스트를 ‘10년부터 개최하여 주부와 요리를 즐기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년 전엔 일본에서 내용물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는 통조림도 등장한 바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식품업체인 미츠이식품이 통조림 윗덮개에 투명 플라스틱필름을 사용해 내용물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첫 제품은 정어리 올리브 절임 통조림이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같지는 않다. 일본이 저장식을 사랑하는 이유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빈번히 일어나는 국가적 특성도 한 몫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통조림 음식의 다양한 변주와 색다른 시도로 하나의 커다란 식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도 통조림의 다양화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예전에는 참치, 황도, 꽁치, 고등어 등의 통조림이 주류였다면 이제는 나물류, 찌개류와 같은 통조림의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 주둔하고나 살고 있는 한인들은 돼지찌개, 고등어조림, 김치찜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조리가 어렵고 레시피의 인지도가 낮은 한식 완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통조림의 주요 소비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국내 소비자, 해외 소비자, 해외에 거주중인 한국 소비자다. 밀키트가 각 가정의 필수 조리식품이 된 것처럼 통조림 역시 국내 소비처가 통조림의 메뉴 다양화로 부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해외에 거주중인 한국인에게 한국의 집밥을 연상시키는 맛 좋은 통조림을 개발한다면 그 역시 수요가 충분히 늘 것이다.  

외국인을 타겟으로 건강한 가치소비로 포인트를 맞추어도 괜찮다. 식물성 단백질원을 활용한 고단백 제품, 채소 원물의 특성을 강조한 제품, 환경친화적이고 윤리적인 클레임을 강조한 제품 등이다. 통보림 식품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보니 특색 있고 건강한 통조림으로 그들을 공략하기 좋을 것이다. 
 

/ 서광복 비비에프 대표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