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질 음식'이 미래 외식 키워드가 된다
[기고] '체질 음식'이 미래 외식 키워드가 된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12.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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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복 비비에프 대표
 

우리는 그동안 함부로 먹어왔다. 예전보다 양적으로 많이 먹게 됐고, 비싼 것을 손쉽게 먹게 됐지만 ‘잘 먹느냐' 하는 물음에는 쉽사리 답할 수 없다. 물론 맛있는 것, 건강에 좋은 것, 남들이 안 먹어봤던 것 등 ‘잘 먹는다’는 의미는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다. 외식 창업자들은 시대의 흐름과 변해가는 사람들의 입맛을 정확히 파악해 내야 성공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요즘의 트랜드는 유기농, 고영양, 간편식일까? 

물론 이런 키워드들이 대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미래의 외식 키워드는 바로 ‘체질 음식’이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체질에 맞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을 ‘잘 먹는다’고 이야기 할 것이기 때문이다. 

‘체질’은 한국인이 예로부터 가지고 있는 정서이자 믿음이다. 한국인이 체질에 대해 신경 쓰고, 믿고 있는 것은 조선 후기의 한의학자였던 이제마(李濟馬) 선생의 영향이 크다. 사상(四象)이란 원래 주역에 나오는 말인데 태양(太陽)·태음(太陰)·소양(少陽)·소음(少陰)을 의미한다. 이제마 선생은 이 사상을 사람의 체질을 분류하는 데 적용하여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구분하고 체질에 따라 질병에 대한 약의 처방이 달라야 하며 음식도 체질에 따라 달리 먹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사상 체질은 이제마 선생 사후 12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한의학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가정집에서도 널리 믿음을 갖고 쓰인다. 특히 음식이 체질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이런 한국인들을 위해 ‘체질 식당’이라는 곳이 생겨나면 어떨까? 예를 들어 보통의 메뉴에 각자의 체질에 맞는 맛있는 토핑을 골라서 주문해 먹는 식당이 있다면 고객의 만족도는 물론 음식의 질 역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서비스하는 것과 비슷한 식당들은 예전부터 성업 중이다. 바로 음식 궁합을 자랑하는 식당들이다. 닭고기와 육질을 연하게 해주는 인삼을 넣어 만든 삼계탕이라던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소화를 돕는 새우젓 같은 음식궁합 좋은 요리들. 하지만 이보다 진일보해 고객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식당 창업에 대한 청사진이 될 것이다. 

미래의 식당 창업은 단순히 모양과 맛, 재료만을 가지고 고객을 상대하는 단순한 식당이면 안 된다. 서울 모처에 사람의 체질에 따라 내어주는 차를 달리하는 카페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다. 그 카페처럼, 필자가 언급한 ‘체질 식당’처럼, 오직 그 고객만을 위해 준비된 메뉴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형 창업’이라 할만하다. 

덧붙여, 신기한 점은 이제마 선생과 같은 시기에, 이와 비슷한 주장을 펼친 과학자가 서양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발명왕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토마스 A. 에디슨이다. 

그는 “미래의 의사는 환자에게 약을 주기보다 환자가 자신의 체질에 따라 질병의 원인과 예방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가르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 역시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는 말을 나긴 바 있다. 

생각해보면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70% 이상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음식에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컨디션 역시 70% 정도 돌아와야 입맛이 살아났다면서 “지금 무엇을 좀 먹고 싶다”라며 가장 당기는 음식을 찾는다. 이것은 자기 체질에 맞는 것을 흡수하려는 인간의 본성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알 수는 없었겠지만 이 동 서양의 위인들은 시대를 관통해 후세들에게 깊은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서광복 비비에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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