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장 열린다'…산업계 "CPTPP, 수출 확대 효과적"
'멕시코 시장 열린다'…산업계 "CPTPP, 수출 확대 효과적"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2.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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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개방 수준 최대 96%…농산물 분야는 타격 불가피
기업 빌딩 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기업 빌딩 숲 이미지. [사진=아이클릭아트]

정부가 포괄적·점진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절차를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산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CPTPP는 기존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내년 발효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강력한 수준의 관세 철폐가 예상되는 만큼 접근성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만 농산물 분야에서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인구 6억9000만명, 글로벌 교역량의 15%에 해당하는 거대 규모의 경제동맹체인 CPTPP를 수출시장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대처수단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CPTPP는 지난 2018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호주·멕시코 등 나머지 11개 국가가 주도해 출범한 FTA 협의체다.

CPTPP는 다양한 국가별 품목에 대한 저율관세할당(TRQ)과 장기적 철폐를 골자로 한다. 상품 무역 개방 폭은 최대 96%로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17개 FTA에 비해 크다. 지난 10월 중국과 대만이 CPTPP 가입을 신청하면서 전략적 중요성도 커졌다. CPTPP 11개 회원국의 총 무역 규모는 2조9000억달러(약 3420조)에 달한다.

CPTPP 회원국에는 아직 한국과 FTA를 체결한 적 없는 멕시코가 포함돼 있다. 한국으로선 CPTPP 가입은 약 1억3000만명 인구를 보유한 멕시코 시장과 FTA를 체결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경제단체도 CPTPP 가입을 통해 신남방 정책의 중심인 동남아국가연합(ASEAN) 국가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아세안 지역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CPTPP는 개방 정도가 상당히 높고 기존 FTA에 없던 디지털 등 새로운 분야의 규범도 많이 포함해 수출시장 확대와 교역구조 다변화를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통한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 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농산물 분야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존 CPTPP 회원국 중 상당수는 농업이 발달한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 압박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CPTPP 회원국인 일본이 국내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할 공산이 커 우리 농민들의 반발도 거세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CPTPP 가입은)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처럼 기존 협약을 맺고 있던 국가 간 협정이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 개방으로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군에 대한 대책 마련을 면밀히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