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수능 정답유예 사태에 대입 레이스 ‘안갯속’
사상 초유 수능 정답유예 사태에 대입 레이스 ‘안갯속’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12.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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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일정 지연… 첫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예측 불가
30일 정시 원서접수는 그대로… ‘눈치작전’ 치열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답 효력 집행정지’라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며 수시전형 일정이 잇따라 지연되는 등 대입 레이스가 ‘안갯속’에 빠졌다.

특히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져 촉박한 일정 속에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법원은 오는 17일 오후 1시30분경 수능 정답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2022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일정은 모두 1~2일씩 미뤄졌다.

수시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이 16일에서 18일로 이틀 연기되면서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일도 17∼20일에서 18∼21일로 밀렸고 미등록 충원 기간은 21∼27일에서 22∼28일로, 충원 등록 마감일은 28일에서 29일로 각각 하루씩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법원이 17일 수능 정답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을 선고하면 당일 오후 8시 생명과학Ⅱ 응시자 성적이 나오게 된다.

결국 대학들로서는 하루 만에 수시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를 마치고 합격자를 확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정시전형은 기존대로 이뤄지게 돼 다음 달 3일까지인 정시 원서접수에서 이른바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시 충원 등록 마감일이 29일로 미뤄짐에 따라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 확정도 늦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이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데다 예상을 넘는 ‘불수능’이었다는 점 또한 지원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신의 위치와 합격 가능 수준을 가늠하기가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인문계열 학생의 경우 수학에서 자연계열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수험생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의 한 입시학원 대표는 “정시 원서 접수 시작일인 12월30일 바로 전날 저녁에서야 수시 이월 인원 파악이 가능해져 정시 학과별 선발 인원 최종 확정이 지연된다”며 “2022학년도 정시는 통합수능으로 이과에서 문과 교차 지원 인원이 있어 합격선 예측이 어려운데 정시 선발 규모 파악도 어려워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 컨설팅기업 유웨이 집계에 따르면 2022학년도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은 34만6553명으로 전년보다 894명이 줄었으나 정시모집에서는 오히려 4102명 증가한 8만4175명을 선발한다.

게다가 절대평가로 높은 등급 따기가 쉬웠던 영어마저도 지난해에 비해 1등급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수시 이월 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지원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오로지 성적표에 찍힌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에만 집중해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수험생 증가와 정시모집 확대 등 인원 변화는 대학별 지원자의 연쇄 이동, 그에 따른 합격선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므로 나의 지원권 대학뿐 아니라 상향·하향 지원권 대학의 모집인원 변화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