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만난 최태원, '탄소중립' 실현과제 제언
文 대통령 만난 최태원, '탄소중립' 실현과제 제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12.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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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피할 수 없는 흐름…목표 세우고 민간 협력"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0일 청와대서 열린 '탄소중립 선도기업 초청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와 자세 등을 제언했다. 사진은 최 회장이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사진=SK]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0일 청와대서 열린 '탄소중립 선도기업 초청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와 자세 등을 제언했다. 사진은 최 회장이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사진=SK]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제와 자세 등을 조언했다. 

최 회장은 10일 청와대서 진행된 ‘탄소중립 선도기업 초청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아직 많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우려하거나 혹은 미래의 일로 생각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며 “그러나 지난달 COP26에서 확인됐듯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당면한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무역이 국가 및 기업 경쟁력의 근간이기 때문에 미국․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이나 글로벌 기업의 요구 등을 무겁게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탄소중립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중요한 것은 올바른 상황 인식과 포지티브한 자세”라며 “역사적으로 산업구조 대전환의 과정에서 항상 승자와 패자가 생겨났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입지를 다지고, 에너지 빈국에서 에너지 자립국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워야 된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또 “혁신적 기술 개발에 한층 노력을 더해 가야 한다”며 “수소환원제철 같은 탄소 감축의 핵심 기술들은 10년 이상의 집중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성공이 가능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탄소중립 R&D 전략을 발표했다”며 “기업의 막대한 R&D 비용에 대해서 더욱더 세제와 금융상의 지원책을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통합투자세액공제, 현재보다는 조금 더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상향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기업 간 협력 생태계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기존 성장에서 게임의 룰이 ‘경쟁’이었다면 탄소중립은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국내 15개 기업이 힘을 합친 수소기업협의체’를 선도적인 사례로 꼽으며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기업 간 협력하고,정부가 이를 뒷받침해 주는 모델이 나오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간의 혁신·창의성을 이끌어 낼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규제보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일률적 감축목표를 정해 규제하면 기업은 비용을 따져서 규제 수준까지만 지키려고 할 것”이라며 “반면 저탄소 기술이나 제품을 통해 사회 전체의 탄소 감축에 기여할 경우 이를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감축 성과를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에서 인센티브 방안 마련을 추진 중인데 기업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별도의 연구반을 만들어서 연구해 나갔으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산업계도 저탄소 경제로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는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포 1주년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산업·에너지 탄소중립 대전환 비전과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혁신 노력들이 곳곳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준비가 충분하다고 자신한다”며 “기업이 주역이다. 정부는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며, 탄소중립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탄소중립엔) 막대한 초기 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기업인들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우리 기업이 대전환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부의 전략’을 소개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정호영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석유화학협회장인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도 자리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