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 폐배터리 시장 잡아라'…배터리3사, 재활용 경쟁 본격화
'21조 폐배터리 시장 잡아라'…배터리3사, 재활용 경쟁 본격화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2.0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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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21조 규모 성장예상…LG엔솔, 북미 업체 MOU 체결
SK온, 담당 조직 신설…삼성SDI, 국내 업체 협업 체계 구축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재활용시장 구축 경쟁이 본격화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자체 기술개발과 국내외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폐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섰다.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코발트·니켈 등의 소재는 신규 배터리 원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폐배터리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이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2030년 약 2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30년에는 국내서만 매년 10만개 이상 폐배터리가 나올 것으로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원자재 가격 변동 영향을 받지 않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도 대응할 수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생태계 구축에 주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재료·생산·소비·폐기를 아우르는 배터리 재공정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생산한 ESS는 10만킬로미터(㎞)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다.

또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네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얼티엄셀즈’는 지난 5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셀 제조 과정에서 생산한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 부산물 중 95% 가량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SK온은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추출·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취득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BMR(Battery Metal Recycle)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BMR 시험 공장 설립하고 오는 2025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천안·울산사업장 공장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삼성SDI는 2019년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하고 성일하이텍 등 국내 업체와 협력 중이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7월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제2 리사이클링 공장을 완공한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이다.

삼성SDI는 앞으로 해외 사업장에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연간 5만톤(t)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확장·진출은 제작비용 절감과 친환경 사업의 선순환을 위한 필연적인 흐름”이라며 “전기차 수요는 점점 커지는데 아직까지 폐배터리 사업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가진 기업이 없어 앞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