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철강편①] '기술 베테랑' 안동일, 고로에 친환경 녹인다
[살길은융합-철강편①] '기술 베테랑' 안동일, 고로에 친환경 녹인다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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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사업 정리, 단조사업 분리 사업개편
수소 육성·녹색채권 발행, LNG추진선 도입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철강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친환경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재도약을 노린다. 안 사장은 현장에서 40년 가까이 쌓아온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대제철 성장 그래프를 상승곡선으로 그리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올해 최대실적 달성도 가시화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74%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4분기까지 이어진다면 현대제철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인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철강사들이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온 셈이다.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안 사장의 조직 쇄신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사장은 1984년 포스코(포항종합제철)에 입사해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부장,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포스코 기술위원 등을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안 사장은 지난 2019년 2월 현대제철에 영입돼 수익성 회복과 친환경 미래 산업 육성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안 사장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과감히 개편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수익성이 저조한 박판열연설비, 컬러강판설비 등 비주류 사업을 정리했다. 또 그간 대표적인 적자사업으로 지목돼온 단조 사업부문은 자회사 현대IFC로 분리했다.

안 사장은 기업 내실을 다지면서 친환경 투자에도 매진했다. 안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연료전지자동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비전 2030’에 발맞춰 수소 핵심 계열사를 정조준 했다.

안 사장은 수소사업 분야를 현대제철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소 생산‧유통시설 확대 △주요 사업장 FCEV 도입·수송차량 확대 적용 △수소 활용 친환경 연료전지발전 시스템 구축 등 과제를 추진한다.

안 사장은 이와 함께 현대제철 당진 수소공장 생산능력(캐파)을 현재의 10배 이상인 연산 3만7200톤(t) 규모로 확대한다. 또 전로 부생가스(LDG)를 통한 수소전기차용 수소 생산·연료전지발전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사장은 수소 관련 연구와 사업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 산하에 수소기술기획팀과 기획 산하에 수소사업기획팀을 각각 신설했다.

안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탄소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에 사용되는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녹색채권은 ESG 채권 중 하나로 △탄소 감축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활동과 녹색산업 관련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된 채권이다.

이 밖에도 안 사장은 세계적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원료전용선 2척을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으로 대체한다. 현대제철의 첫 친환경 선박 ‘에이치엘 오셔닉호’는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연간 200만t 철광석과 석탄을 운송한다. 현대제철은 내년 3월 ‘에이치엘 써니호’ 추가 인도를 앞두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견고한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구축해 미래를 대비하고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며 “탄소중립은 철강산업에서 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실천과제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