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동남아 정조준]⑤ 신한은행, 지역헤드·비대면으로 코로나 돌파
[K금융 동남아 정조준]⑤ 신한은행, 지역헤드·비대면으로 코로나 돌파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2.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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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앙은행 산하기관과 손잡고 퀵 송금 동참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비대면 상품 통해 시장 개척

(편집자주) 국내 한 금융경영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50억달러로 전체 은행 자산 중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이중 동남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46.1%로 압도적이다. 은행들은 동남아 지역의 소비자 대출과 디지털 금융부문이 갖는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 내년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위축 전망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동남아의 잠재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모두 135개 아시아 글로벌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동남아 점포다. 11월 기준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에서 운영되는 신한은행 현지법인은 각각 41개, 41개, 11개로 이들 세 나라에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68%를 넘는다. 이 외에도 미얀마(1개), 홍콩(2개), 싱가폴(1개), 필리핀(1개) 등에서도 신한은행은 현지 및 국내 타 은행들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지난해에만 11개 신한은행 영업점이 신설됐다. 이 가운데 신한캄보디아은행와 신한베트남은행이 5개 영업점을, 신한중국 법인이 1개 지점을 추가했는데, 신한은행이 동남아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동남아 각국이 몸살을 앓으며 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신한은행은 글로벌 지역헤드(Regional Head) 도입 전략으로 이를 돌파했다.

지역헤드는 해외 진출 차별화 전략으로, 현지 법인들을 권역별로 묶고 이 중에 대표적인 지역헤드법인을 둬 소통과 통합 기능을 제고하는 것으로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해외 법인별로 독립적 업무를 추진할 때, 운영 능력에 편차가 있는 애로점을 권역별로 머리를 맞대 극복하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유사한 권역을 묶으면서,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는 코칭과 상생의 의미가 크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 본사에서 직접 글로벌 각 현장을 챙기며 사업을 했지만, 현지 출장 등이 어려워지면서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마련됐다.  

예를 들면 베트남을 중심으로 미얀마,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식이다. 인도차이나 지역헤드는 신한베트남은행이 맡는다. 또 범 아세안 지역헤드는 아시아권 대표 금융 중심지에진출한 싱가포르지점이 맡는다. 싱가포르와 인도, 인도네시아, 마닐라 등 지점을 총괄하는 한편, 아직 미개척 지역인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인도차이나 지역에 대한 네트워크 확장 역할도 맡긴다.

올해 초 발생한 미얀마 쿠데타와 관련한  대응 등에서 발 빠른 판단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지역 헤드제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아울러, 여름에 사업자 선정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경 작업이 마무리되는 '글로벌 디지털뱅킹 통합개발 추진'도 동남아 사업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인도·캄보디아·인도네시아 법인의 글로벌 디지털 사업을 개편하고, 글로벌 영업점 스마트 TV 환율 고시 자동화 인프라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런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받쳐 주는 가운데, 한국 신한의 '쏠' 등 다양한 비대면 금융 플랫폼, 디지털뱅킹 개념을 자산삼아 현지 진입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를 현지화 맞춤 전략으로 돌파하고 있다.   

11월25일 신한캄보디아은행에서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것이 좋은 예다. 신한이 갖고 있는 모바일 뱅킹인 쏠을 현지화해 신한캄보디아은행의 영업에 적합하도록 했다. 쏠 캄보디아의 사용자 환경 및 경험(UX·UI)을 개선하고, 로그인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고객 편의를 향상시켰다.

신한캄보디아에서 선보인 비대면 상품은 프놈펜과 칸달 지방에 거주하는 급여소득자를 대상으로 한다. 

쏠 현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고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쏠 현지화를 통해 인도네시아 고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인도네시아에서도 디지털뱅킹 고도화와 현지화를 통해 현지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규제를 돌파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일정 수준의 정기 소득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맞춤형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현지화의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경제 규모가 동남아권에서 가장 큰 편이고 자원이 풍부한 국가인 만큼, 기업금융에도 눈길을 두고 일찍부터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영기업들을 대상으로 외환과 자금관리 영업을 꾸준히 타진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QR코드를 사용한 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참여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현금 없는 사회'에 동참하는 현지화 노력으로, 강한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인정받은 징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베트남은 진출이 가장 활발하며 수익성도 돋보이는 지역이다. 신한은행은 적극적인 현지화를 성공 비결로 꼽는다. (사진=신한은행)
베트남은 진출이 가장 활발하며 수익성도 돋보이는 지역이다. 신한은행은 적극적인 현지화를 성공 비결로 꼽는다. 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영업점 모습. (사진=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9월 베트남 국영 결제중계망 사업자 나파스(NAPAS)가 구축한 QR코드 송금 네트워크에 새롭게 참여했다. 나파스는 은행 계좌번호 입력 없이 QR코드 스캔만으로 빠른 송금이 가능한 퀵 송금 서비스를 공식으로 출시한 바 있다. 

나파스 자체가 베트남 중앙은행(SBV) 산하 기관이고 이 서비스를 현지 21개 은행이 도입, 일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 은행으로서 이에 동참,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런 한편, 쏠 뱅킹을 현지화한 '베트남 쏠' 앱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잘로·모모 등 현지 핀테크 업체와 협업하는 등 특색을 잃지 않는 가운데 다양한 디지털 금융 상품·서비스를 선보이는 노력 역시 병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지역헤드와 디지털금융을 활용한 현지화를 통해 동남아에서 기업금융과 리테일의 균형을 맞춰 나갈 것"이라고 발전 목표를 밝혔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