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인 조카 변호' 일파만파… 野 "기본적인 인성 문제"
이재명 '살인 조카 변호' 일파만파… 野 "기본적인 인성 문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1.11.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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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흉악범 심신미약이라 변론한 자가 인권변호사?"
홍준표 "살인자 집안 포악한 후보는 대통령 해선 안 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과거 살인사건을 저지른 자신의 조카를 변호한 것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한 사람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 폭력 중범죄'는 지난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일어난 '모녀 살인 사건'으로, 이 후보의 조카인 김모씨가 피의자다.

김씨는 당시 전 여자친구 A씨가 살던 집을 찾아가 흉기로 A씨와 A씨 어머니를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A씨 부친은 사건 당시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아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A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에 이 후보는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며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데이트폭력 중범죄'라는 표현이 다시 한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피해자인 A씨의 부친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 범죄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니. 우리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예전 일을 끄집어내 보란 듯 얘기하는데 참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당장 국민의힘도 공세를 퍼부었다. 

김은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소신이 있었거나 변호사로서 공익을 생각했다면 조카를 자백시키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수도 있었다"며 "흉악 살인 범죄를 변호하면서 충동 조절 능력 저하나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한 사람이 어떻게 피해자 입장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SNS에서 "변심한 여친(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준비해 간 흉기로 모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희대의 흉악범을 심신미약이라고 변론한 자가 인권변호사?"라며 "정말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을 데이트폭력 수준으로 둔갑시켰다"며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 플랫폼인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 게시판에는 "누구를 뽑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살인자 집안 출신에 포악한 후보는 대통령 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며,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 받은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