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캐치-22’ 50주년 기념판
[신간] ‘캐치-22’ 50주년 기념판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1.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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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조지프 헬러의 ‘캐치-22’가 2008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86, 187번)으로 출간된 이후 십삼 년 만에 50주년 기념판본으로 개정, 출간됐다.

25일 출판사 민음사에 따르면 이번 50주년 기념판에는 ‘캐치-22’ 출간 50주년을 기념해 2011년 새로 펴낸 특별판에 실린 조지프 헬러의 서문과 출간 당시 에피소드, 파격적인 광고 문구 도판 이미지가 삽입됐다.

또 노먼 메일러, 필립 토인비, 앤서니 버지스 등의 비평 에세이와 리뷰가 수록됐다. 50주년 기념판의 부록인 ‘역사와 배경과 비평’ 역시 원작의 뉘앙스를 살려 번역했다.

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4년, 지중해 연안 피아노사섬에 주둔 중인 256 비행 중대의 대위 요사리안은 무의미한 전쟁에 넌더리를 내고 제대하기 위해 온갖 수를 쓰지만 언제나 ‘캐치-22’에 발목이 잡힌다.

‘캐치-22’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절대적인 위력을 행사하는 조항이다. ‘자기가 미쳤다는 것을 아는 미치광이는 진짜 미치광이가 아니니 제대할 수 없다’라는 내용처럼 ‘캐치-22’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이율배반의 덫이 되어 요사리안과 동료들을 옭아맨다.

조지프 헬러가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캐치-22’는 이전까지의 모더니즘 형식을 전복한 파격적인 구성과 냉전 시기의 현실을 비틀어 반영한 독특한 풍자 어법으로 “소설의 형태를 바꿨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캐치-22’는 전쟁의 비극성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며 미국에서만 1000만부 이상 팔리고, ‘타임’이 선정한 현대 100대 영문 소설의 하나로 꼽히며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한편 조지프 헬러는 1923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청소년판을 읽고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이 2차 세계 대전에 참가하자 몇몇 친구들과 육군 항공대에 입대, 사관후보생 과정을 마치고 소위로 임관하여 코르시카에서 공군 폭격수로 출격했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캐치-22’의 밑바탕을 이뤘다. 전장에서 돌아와 뉴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강사, 카피라이터 등으로 일하면서 1953년부터 첫 장편 소설 ‘캐치-22’를 쓰기 시작해 1961년 출간했다.

이후 ‘무슨 일이 있었지’(1974), ‘황금처럼 좋은 것’(1979), ‘하느님은 아신다’(1984)등을 발표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