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르자 '집주인 계약갱신 회피'…늘어나는 서울 아파트 전세
전셋값 오르자 '집주인 계약갱신 회피'…늘어나는 서울 아파트 전세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11.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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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부터 현재까지 가격 2.85% 상승·매물 1만개 증가
전문가 "신규 계약으로 비싼 값 받으려는 임대인 늘어"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사진=신아일보DB)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기존 임차인과 계약갱신을 피하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계약갱신 때 적용하는 전셋값 인상률이 법으로 제한되자 집주인이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신규 계약을 선호하게 됐다는 해석이다. 지난 7월 초부터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85% 상승하는 동안 매물은 1만개가량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나타난 매물 감소세와 정반대 양상이다.

2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3만350개다.

올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증가세를 보인다. 6월30일 2만336개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9월1일 2만2074건으로 증가했고, 10월1일에는 2만3936개로 늘었다. 이후 지난 11일 3만292개로 증가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다른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작년 6월30일 4만2060개에서 8월1일 3만7107개로 줄었고, 11월 한 달간 1만1000~1만3000개 수준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률을 신규 계약에 반영하려는 임대인이 많아지며, 계약갱신이 주춤한 점이 매물을 늘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전셋값 상승 폭 확대로 인한 관망 등으로 매물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첫째 주부터 11월 셋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85% 올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상승 폭 2.15% 대비 0.7%p 커진 수치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주임교수는 "갱신과 신규 계약간 가격 격차로 올해는 계약갱신이 안 되는 물건이 다수 있을 수 있어 물건이 늘 수 있다"며 "물건이 늘어나는 만큼 지금처럼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올해 하반기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힘겨루기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전셋값은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상승 폭은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와 달리 작년 하반기에는 임대차법과 공인중개사법 개정 등이 영향을 미치며 매물 감소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 중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허위·과장 광고에 대해 최대 5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 시행 등으로 시장 내 실매물과 허위매물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임재만 교수는 "(작년 하반기) 물량이 줄었던 가장 큰 이유는 허위 매물이 시장에서 많이 없어졌던 것이 영향을 끼쳤다"며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세입자의 계약갱신권으로 매년 나오던 물건이 상당 부분 나오지 않은 점도 매물이 감소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