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속화된 보험업계 디지털화
[기자수첩] 가속화된 보험업계 디지털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1.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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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빅테크 기업 최초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 카운트에 들어갔다. 당장은 미니보험 등 생활밀착형 보험 위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등 카카오 생태계를 통한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손해보험 등에 진출할 가능성이 점쳐지며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10일 금융당국이 '카카오손해보험'의 보험업 예비허가를 냈고, 현재 본인가를 앞두고 있다. 연내 본허가를 받은 뒤, 내년 1분기 중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46조3000억원에 달하는 목표시장(TAM) 공략을 위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와 편의 기능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해 보험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줄 수 있는 생활밀착형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따라 상품 비교·추천 행위에 대해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제동이 걸린 점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365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페이 누적 가입자 수와 2000만명에 육박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등 카카오 그룹이 보유한 영향력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확대로 시작된 보험업계 디지털화가 빅테크의 불씨로 더욱 가속화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도 일찍이 디지털화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한화손해보험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투자사들과 합작해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출범시켰다.

하나금융그룹도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디지털 보험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금융그룹이 BNP파리바카디프 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디지털 보험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7일 새로운 다이렉트 브랜드 '삼성화재 다이렉트 착'을 선보이면서 디지털 전략 강화를 천명했다. 

다이렉트 브랜드 런칭행사에서 김규형 삼성화재 디지털본부장은 "언택트가 일상화되면서 향후 보험사의 온라인 사이트는 단순히 보험에 가입하는 곳이 아닌 보험을 매개로 한 서비스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삼성화재 다이렉트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디지털 사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카카오손해보험 등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경쟁 강화를 통한 시장 혁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직접 경쟁 외에도 보험사와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보험사들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시장 활기와 동시에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경쟁에는 이기거나, 지는 등 순번이 매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빅테크가 데이터와 네트워크, 분석기술 등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보험업계 디지털 가속화에 엔진을 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qhfka7187@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