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M&A, 내년 상반기 완료…EU 심사 '긍정적'
현대重-대우조선 M&A, 내년 상반기 완료…EU 심사 '긍정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1.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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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기업결합 심사 재개…내년 1월20일 내 결론
한국·일본 긍정 결론 시 나머지 일정 4개월 내 마무리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M&A)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재개로 M&A 일정이 선명해졌기 때문이다. EU 집행위 심사 결과도 긍정적이다. 이 경우 한국과 일본 등 남은 심사에서도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 심사를 다시 시작했다.

EU 집행위는 그동안 심사 기간이 유예됐던 만큼 심사 기한을 내년 1월20일까지 연기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지난 2019년 12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개시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심사를 세 차례 일시 유예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 후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으로부터 조건 없는 승인을 받았다. EU와 한국, 일본에서는 아직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EU의 기업결합 심사 연기로 인수 기한을 네 차례 미뤘다.

관련업계는 EU 집행위가 더 이상 기업결합 심사를 유예하지 않고 내년 1월20일 내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구가 늘고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가면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심사를 미룰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EU는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몸집이 커져 LNG 운반선 분야에서 가격경쟁력을 갖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선사가 몰려있는 지역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한국조선해양의 LNG 운반선 시장 점유율은 60%까지 오른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EU 집행위에 건조 기술을 이전한다는 조건 등을 내놓으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는 EU 집행위의 심사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U 집행위가 심사를 재개했다는 사실 자체를 긍정적인 신호로 본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EU 집행위로부터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얻을 경우 남은 한국과 일본에서도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관련업계는 한·일 양국이 EU 집행위의 심사 결과를 지켜본 뒤 이를 참고해 결론 내릴 것으로 관측한다.

EU 집행위와 함께 한국, 일본으로부터 모두 기업결합 승인을 얻으면 산업은행-현대중공업지주 간 주식 교환(현물출자),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등의 일정이 남는다.

일정에 속도가 붙을 경우 4개월 내 모두 마무리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내년 상반기 중 완료된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EU 집행위가 내년 1월20일까지 기업결합 심사 최종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며 “쉽게 예단할 수 없지만 EU가 기업결합과 관련해 경험도 많고 체계가 잘 갖춰져 한국과 일본에서도 EU의 결정을 참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