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요소수 사태 올라'…배터리업계, 차이나 리스크 예의주시
'제2 요소수 사태 올라'…배터리업계, 차이나 리스크 예의주시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1.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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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재·원자재 중국 의존도 평균 80% 이상
박철완 서정대 교수 "분리막·음극재 내재화율 높여야"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긴장 상태다. 필수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차이나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이 엄격한 통관을 거치는 방식으로 배터리 원자재 수출을 제한할 경우 국내 배터리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또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전구체와 양극재 원료인 니켈·코발트·망간 등 주요 원자재 상당수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아직까진 없다. 다만, 중국이 공식적인 규제에 돌입하면 원자재 수출 제한으로 ‘제2의 요소수 사태’는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가장 타격이 큰 분야는 배터리 양극재의 중간제품인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전구체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NCM 삼원계 전구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한다. 중국은 국내 전구체 수입 조달분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NCM 배터리의 주요 원료에 대한 중국 의존도도 높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리튬·코발트·망간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각각 81%, 88%, 99%다.

리튬·니켈·코발트·망간은 전 세계 매장량이 적고 지역 편재성이 심해 가격이 불안정하다. 특히 리튬은 중국을 비롯한 상위 4개국이 전 세계 공급망의 98%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요소수 대란 사태를 겪으며 배터리 제조에 있어 중국 원자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다시 인지하고 경각심을 가지는 상태”며 “지금 당장은 큰 타격이 없을지라도 각 회사 차원에서 중국발 원재료 공급망 리스크를 항상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공급망은 앞으로 국내 배터리 수급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은 당장 배터리 원자재 수출을 제한하지는 않겠지만 최악의 경우 독점 중인 NCM 삼원계 전구체 분야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취약한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는 납기 지연 등 곤란한 상황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국내 배터리업계들이 분리막·음극재 등 필수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내재화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며 “정부 또한 원자재 공급망 분산을 위한 외교전략과 내재화 연구·개발(R&D) 인재 육성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는 올해 연말에 종료된다. 양국은 이후 무역전쟁을 재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