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3사, 실적 추락…반도체·물류·원자재 악화 '삼중고'
타이어3사, 실적 추락…반도체·물류·원자재 악화 '삼중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1.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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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 불구 수익성 하락
신차 생산 차질 빚고 고무 가격·물류비용 상승
타이어 3사 로고.
타이어 3사 로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 영업이익이 일제히 추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대란 여파 등 삼중고를 이겨내지 못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 3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양호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한국타이어는 3분기 매출액 1조8294억원, 영업이익 18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19.5% 감소했다.

금호타이어는 3분기 매출액 64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8% 증가했지만 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39억원에서 적자전환 됐다.

넥센타이어는 매출액 534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전년대비 77.7% 줄었다.

타이어 3사 매출액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이 증가한 까닭에 양호했다.

한국타이어는 한국,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전년대비 중국 시장 9.8%포인트(p), 유럽 시장 3.6%p 등으로 올랐다.

금호타이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고수익 제품 판매 비중이 전년대비 북미에서 9.5%p, 유럽에서 2.5%p 증가해 매출액 상승에 기여했다.

다만 타이어 3사는 고인치 타이어만으로 코로나19 여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통상임금소송 충당금 220억원을 반영해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지난 3월 근로자 5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들 근로자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하지만 사측이 이를 제외한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수당을 지급했다며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미지급한 임금을 청구했다.

이외 타이어 3사의 영업이익 하락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거센 외풍이 원인으로 꼽혔다.

우선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생기고 신차 출고가 지연되며 신차용 타이어 판매량도 함께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은 76만1901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92만1557대와 비교해 17.3% 줄었다. 3분기 수출도 전년 동기 51만981대 대비 8.3% 감소한 46만8606대를 기록했다.

타이어 제조 원가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 상승도 타이어 3사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6일 기준 도쿄선물거래소의 천연고무 선물 가격은 1킬로그램(㎏)당 212.7엔(약 2197.08원)으로 지난해 ㎏당 약 120엔대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60% 이상 증가했다.

컨테이너선을 구하기 어려운 전 세계적인 물류대란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타이어 제품 특성상 부피가 커 타 업종 제품보다 확보해야 할 컨테이너가 많은 만큼 물류비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컨테이너 시황 운임 지표인 중국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올해 3분기에 해당하는 지난 9월10일 기준 4568.1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이 많은 만큼 물류비가 수익에서 빠지니까 그 부분이 크다”며 “반도체 등 다른 제품보다 타이어 부피가 크니까 같은 수량을 수출해도 컨테이너가 더 필요해 그만큼 물류비용이 더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로 인한 매출액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이전으로 수요가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수출이 많은 만큼 물류비가 수익에서 빠지는 점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계 생산 차질, 원재료 비용까지 올라 수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