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국내 경제 타격 '우려'
중국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국내 경제 타격 '우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1.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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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물가 오르는데 성장률은 내려…경기둔화 '첩첩산중'
韓 대중 수출 25%…경제 의존도 높아 국내 경기에 악영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3.5%로 시장 예상치인 12.3%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역시 1.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생산자물가 압력이 크게 높아진 배경에는 공급망 차질 장기화 영향으로 인한 각종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 중 광업 내 석탄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3.7% 폭등하면서 중국 생산자물가 급등을 주도했다. 그린플레이션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3분기 중국 GDP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면서 지난 2분기 성장률인 7.9%에서 크게 둔화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 기저효과로 18.3%를 기록했지만, 2분기 7.9%로 반토막이 난 데 이어 3분기에도 둔화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는 3% 초반 혹은 2%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제조업 국가이다보니 생산자물가 흐름이 중요한데, 그런 차원에서 생산자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중국의 4분기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은 사실 침체와 같다고 볼 수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도 "현재 중국이 당장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앞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탈탄소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조업 생산비용이 늘어나는 등 산업 규제가 성장의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자료=하이투자증권)

다만 중국의 9월 도시 실업률은 전월보다 낮아졌다. 9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4.9%로 전월 5.1%보다 0.2%p 낮아졌다. 중국은 올해 도시 실업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지준율 혹은 금리 인하와 같은 적극적인 통화완화정책이나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섣부른 경기부양책이 물가 불안을 더욱 자극할 수 있고, 통화완화책이 시진핑 주석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과 정면 충돌할 수도 있어서다.

문제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국이라는 점에서 중국발 경기둔화가 우리나라 경제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중국 수입 비중이 80% 이상인 국내 수입 품목은 1850개로 단일 국가 중엔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다. 중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역시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태기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량 중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가장 높다"며 "중국이 앞으로 경기를 활성화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현 연구원도 "중국 리스크 그늘에 가린 국내 경제 입장에서 중국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어떻게 해소시킬지가 국내 경기 흐름은 물론, 심화되고 있는 한-미 증시 차별화 현상 완화에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