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요소비료 부족 우려…정부, 수입선 다변화 추진
내년 3월부터 요소비료 부족 우려…정부, 수입선 다변화 추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1.10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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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요소비료·요소수 필요 농기계 상황 점검회의'
트랙터 등 2만7000여대 올스톱, 2016년 이전 생산 보유농가 파악
김현수 장관 "원자재 수급 안정 노력, 농가 필요 물량만 구매해야"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 [사진=박성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 [사진=박성은 기자]

정부는 최근 중국발 수출 제한에 따른 ‘요소수 대란’이 농업용 비료와 농기계로 확산될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일단 내년 2월까지 요소비료 공급 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3월 이후부턴 상황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트랙터·콤바인 등 농기계의 경우 전국의 2만7000여대가 요소수 부족으로 당장 올스톱 될 처지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요소비료·요소수 필요 농기계 상황 점검 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요소 품귀에 따른 농작업 애로상황 등의 파악과 함께 원자재를 조기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비료의 경우, 올 연말까지 동계작물 재배 등에 필요한 요소비료 수요량(일부 복합비료 포함)은 1만8000톤(t)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는 이미 확보한 비료 완제품 물량이 3만5000t으로 더 많고 내년 1~2월 공급 가능 물량은 9만5000t으로 예상 수요량(4만4000t)보다 많은 만큼 내년 2월까지 공급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되면 내년 3월 이후엔 장담할 수 없다. 농식품부는 소요 예상물량이 조기 확보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일단 요소 등 원자재 원료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농협은 비료 구매가격에 비료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연동해 반영토록 구매계약 방식을 변경한다. 계약단가를 연중 고정 방식에서 분기별 조정 방식으로 변경해 비료회사의 원자재 확보 여건을 만들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또 비료 생산업체가 중국 외 바레인과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로부터 요소비료를 수입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는 등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업체별 원료계약 실적과 도입 시기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비료 원료구매자금 지원을 늘리고, 할당관세 적용(2→0%) 지속을 위해 재정당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 희망하는 중국산 요소 15만4000t을 수입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여기에 ‘비료 수급대책 TF’를 운영하면서 향후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급 상황 관리와 비료 수요,공급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농협도 불필요한 가수요 방지를 위해 농업인이 실제 필요한 양을 파악해 우선 공급한다. 내년 2월까진 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지역농협별 판매량과 현재 재고량을 파악해 주간 단위로 지역 농협별 공급물량을 배정한다. 특히 올해 말까지 제주·남부 지역의 동계작물 재배용 요소와 복합비료 수요 1만8000t에 대해선 농협과 비료회사에서 특별공급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에 필요한 226만t의 유기질비료도 차질 없이 공급해 대체비료 사용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농기계의 경우 요소수가 필요한 트랙터는 2016년 이후 제조된 제품, 콤바인은 75마력(56kw) 이상만이 해당된다. 현재 농가에 보급된 요소수 필요 농기계는 트랙터 1만7000대, 콤바인 1만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는 농가 보유 전체 트랙터 38만3000대와 콤바인 7만9000대에서 각각 4.6%, 12.5%를 차지한다.

농식품부는 콤바인의 경우 벼 수확이 대부분 종료되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베일러 작업(사료용 볏짚 수거)에 필요한 트랙터가 부족할 경우에 대비해 2016년 이전 생산 75마력 트랙터 보유 농가와 필요 농가를 연계시키는 등 일단 급한 불부터 끄겠단 방침이다. 

농협도 전국 시·군에 설치된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통해 요소수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우선 임대할 계획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영농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원자재 수급 안정과 차질 없는 농작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농업인들은 실제 필요한 물량만을 구매해 불필요한 가수요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