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태용 소설 ‘러브 노이즈’
[신간] 김태용 소설 ‘러브 노이즈’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1.0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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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김태용 장편소설 ‘러브 노이즈’가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9일 민음사에 따르면 소설 ‘러브 노이즈’는 김태용 작가가 ‘음악’이라는 상태를 통해 도달한 무형의 서사로 소설이라기보다 5개의 악장으로 이뤄진 악보라 부르는 것이 적절하게 느껴질 만큼 청각과 연동된 인식의 ‘흔들림’으로 읽기(듣기)를 요하는 작품이다.

러브 노이즈는 ‘음악 3부작’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소설이자 쓰이지 않은 것을 쓰기 위한 방식으로 ‘사운드’에 골몰해 온 작가가 맺은 결실이다.

다섯 개의 부로 구분돼 있는 이야기의 각각은 하나의 구심축을 공유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동심원처럼 번져 나가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가운데 의미를 형성하고 소리를 만들며 리듬을 이루는 것이다.

상이한 가청 영역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소리가 달라지는 것처럼 이야기들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사랑의 의미는 읽는 이가 지닌 ‘사랑의 가청 영역’에 따라 달리 인식된다.

각각의 이야기에서는 복수의 사랑이 연주된다. 허구의 사랑과 현실의 사랑, 미래의 사랑과 과거의 사랑, 육체적 사랑과 언어적 사랑, 자매의 사랑과 연인의 사랑, 그리고 오직 영감을 통해서만 만나는 영혼의 사랑이 있으며 끝내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사랑도 있다.

그중 얼마만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는 읽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고, 들리지 않는 영역은 ‘러브 노이즈’로 남는다.

김태용이 선보이는 특별한 소설은 무한한 사랑의 음역대 안에서 우리가 청취할 수 있는 가능한 사랑의 범위, 즉 사랑의 가청 영역을 질문한다. 당신은 얼마만큼의 사랑을 인식할 수 있습니까.

한편, 김태용 작가는 2005년 ‘세계의문학’에 단편소설 ‘오른쪽에서 세 번째 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포주 이야기’, ‘음악 이전의 책’, 장편소설 ‘숨김없이 남김없이’, ‘벌거숭이들’이 있다. 2008년 한국일보문학상, 2012년 문지문학상, 2016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kny0621@shinailbo.co.kr